한겨레21 작은권리 찾기/전문가 의견

교환에 응한 이상 차액 현금환불 당연

계절이 바뀔 때 많은 사람들은 옷을 장만하게 된다. 모처럼 맘먹고 옷가 게 들렀는데 종업원이 잘 어울린다고 추어올리는 바람에 얼떨결에 옷을 사들고 나왔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다시 입어보니 색상이 맘에 들지 않 거니와 치수도 잘 맞지 않는다. 이때 다른 옷으로 교환할 수 있을까. 또 맘에 드는 옷이 없을 때 환불받을 수 있을까. 누구나 이런 걱정은 한두번 쯤 해보았을 것이다.

치수가 맞지 않은 경우 소비자피해보상규정(경제기획원 고시 96.3)에 의 해 맞는 옷으로 교환을 요구할 수 있고, 맞는 옷이 없는 경우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구입 뒤 7일 이내에 요구해야 하며, 제품에 손상이 있을 때에는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음 색상이나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을 때 다른 옷으로 교환할 수 있느냐이다. 이 경우 민법상으로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없기 때문에 가게주인이 교환을 거절할 경우 소비자로서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위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하면 디자인이나 색상 에 불만이 있는 경우 다른 물건으로 교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 규정에 의해 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손양철씨의 사례처럼 옷값이 서로 같지 않고 새로 교환하 는 옷이 더 싼 경우 그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가이다. 이때 처음부터 가게주인이 교환에 응하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일단 교환에 응한 이상 그 차액을 돌려주지 않을 근거는 없다. 가게주인은 소비자의 교환요구에 의 하여 어떤 피해를 입었다면 그 피해액을 입증해서 공제주장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는 가게주인이 현금보관증까지 발부해 주었기 때문에 손양철씨는 현금보관증을 증거로 법원에 소액심판청구를 제기하면 당연히 그 차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쟁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보호규정이나 약관에 물품 교환과 차액환불, 그리고 교환으로 인해 공급자가 입게 되는 피해액 (제품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경우)의 공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칠준 변호사/작은권리찾기 운동본부 실행위원장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25일 제 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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