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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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족’이 수치스럽다
대권을 위해 여러 사람들이 발버둥을 치고, 온 나라의 시선은 이제 곧 새 로운 주인이 될 사람이 누구인가에 쏠려 있다. 물론 이 사안이 얼마나 중 요한 것인지를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 이유는 우리 국민과 나아가 민족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차를 타고 천안으로 향하다 앞좌석에 앉은 부자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버지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양이었는데 아마 오랜기간 집 을 비운 듯했다. 오랜만에 만난 두 부자의 대화가 정겹게 느껴져야 했지 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아버지는 중국 여자들과 조 선족 여자들이 있는데 돈 조금만 주면 데리고 놀기가 쉽다는 이야기로 대 화를 시작했다. 듣기에 민망한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중국놈이나 조선족은 무엇이든 잘 처먹는 돼지 같은 인간이고 인건비가 싸 맘대로 부 려먹을 수 있다는 식으로 이어졌다. 그런 얘기를 나누며 낄낄대던 부자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내가 한마디 해줄 수 없었던 것은 절망감 때문이었다. 화가 나다가 느껴 지는 감정은 서글픔과 절망감이었다. 아버지는 전쟁영웅처럼 떠들어대고 열댓살 정도의 아들은 선망과 존경의 눈빛으로 아버지를 올려다 보았다. 동포들은 이국의 땅에서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믿음만으로 살아가는데 정 작 남한의 우리는 그들의 피를 빨고 있다. 한민족으로 대접은 고사하고 그들을 등쳐먹고 사는 것이다. 그 아이에게 조선족이란 중국에서 사는 돼 지 같고 싸구려 물건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동포를 부정하고 부끄러 운 민족적 수치로 여기게 될 게 염려스럽다.
우리는 과연 한민족일까. 남한족, 북한족, 조선족, 미국족, 일본족 등으 로 나뉘어 남한족들이 자신들이 최고라고 우기는 것은 아닐는지…. 변화 와 개혁이라는 구호는 이미 공허한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우리는 지금 혼자만이 난국을 이겨나갈 수 있는 영웅이라고 칼을 뽑는 이들이 너무 많 은 시기에 살고 있다. 무작정 보여지는 것만을 보지 말고, 큰것만을 쫓지 말고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이익만을 위 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이들처럼, 당장 내 앞에 있는 남한족만의 이익을 챙긴다면 남한족들은 외롭게 죽어갈 것이다.
이지연/ 충남 천안시 쌍용동 848 일성아파트 103-707
북풍보도 신중해야 한다
해마다 선거철만 되면 북풍으로 특정후보가 치명타를 입은 게 사실이다. 황장엽 비서의 망명에서 비롯된 북풍은 오익제씨 월북, 북한 대사 망명 등으로 이어지며 세를 형성하고 있다. 북풍이 색깔론으로 이어지는 데는 언론이 한몫했다. 북풍에는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되는 정치적·외교적 변 수가 있기에 보도에 신중해야 한다.
먼저 북한이 4자회담에 참석하고 경수로 준공식을 치르며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시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망명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정부관계자를 보내려 하는데, 어렵게 일궈놓은 대화의 창 이 깨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거기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집안문제로 망 명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것을 대서특필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북풍보도는 시민의 건강한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크고 작은 기업들 이 부도를 내는 등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 기업에 대 한 국제신용도가 크게 떨어져 걱정이다. 아직도 국민의 관심은 경제에 집 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북풍에 밀려나 정부는 관망만 하고 국 민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언론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국가와 국민 을 위해 뉴스 안배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박봉규/ 전남 나주시 봉황면 죽석리 1구 20
천대받는 도서상품권
평소 책이나 문제집도 많이 사고 선물용으로도 좋기 때문에 도서상품권을 애용하는 편이다. 며칠 전 책을 구입하려고 할인서점에 갔는데 계산대에 서 도서상품권을 내밀자 점원은 할인해줄 수 없다고 우기는 게 아닌가. 그 서점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서점에서 도서상품권을 현금과 같이 취 급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현금과 똑같은 가격으로 도서상품권을 샀는데 왜 서점에서는 도서상품권을 현금과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가.
또 도서상품권으로 책을 살 때 액면가의 80% 이상의 상품을 사지 않으면 거스름돈조차 주지 않는다. 언젠가 대형서점에서 책을 샀는데 80%가 되지 않는다고 서점쪽은 거스름돈 주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마음에 도 없는 책 한권을 더 사야만 했다. 이것이 필요 없는 상품을 억지로 더 사게 하는 강매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먼곳에서 도서상품권으로 소중한 책을 사러온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서점에서 도서상품 권을 천대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작태가 하루 빨리 시정되길 바란다.
이소은/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8-16 부성하이츠빌라 302호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25일 제 17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