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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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당시 안기부 기조실장을 역임하고 김영삼 정부 들어 병무청장까지 올 랐으나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됐던 엄삼탁씨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재기’를 꿈꾸고 있어 정치권에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엄씨는 지난 9월2일 국민회의 전남도지부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데 이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의 후원회에도 모 습을 드러내 국민회의 입당설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실제로 국민회 의는 최근 안기부출신으로 엄씨와 친분이 두터운 박상규 부총재를 통해 T K끌어안기 차원에서 현재 재경 대구·경북도민회장을 맡고 있는 엄씨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엄씨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열린 전남도지부 후원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아직 영남과 호남 사이에 감정의 골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같이 노력하면 좋은 방향의 결과를 맺을 것”이라며 “나는 당장은 일본에서 학업중이어서 입당할 수는 없지만 지역감정을 없애는 데는 앞장 설 것” 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엄씨가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를 위 해 국민회의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그동 안 은밀히 추진해온 ‘차관급의 정보통’ 인사가 바로 엄씨라는 것이다. 지난 92년 당시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대선에 깊이 관여해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상당한 공헌을 한 엄씨는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된 데다 그 이 후 보사부 산하단체 부위원장직에 취임하려 했으나 이마저 무산되자 김 대통령에 대해 깊은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 나 대다수 여론은 “비리사건으로 구속된 인물들이 대선국면을 타고 반성 이나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정치적으로 재기하려는 것은 문제”이라 는 입장이어서 국민회의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25일 제 17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