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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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대중 후보는 어떤 대결에서건 지지도 1위를 굳 건히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3자 대결이든 4자 대결이든, 아니면 5자 대결이든 어떤 ‘경우의 수’에서도 2위와 8%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선두 를 지키는 강세를 보였다. 이와함께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조순 민주당 후보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특징 이다.
DJP 단일화 안 돼도 DJ가 1위
김대중 후보가 지난 8월 이후 한달 넘게 한번도 놓치지 않고 지지도 1위 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야당후보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김 후보 는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 및 김종필 자민련 후보, 조순 민주당 후보와 대 결하는 4자 대결구도에서 지지도 33.7%로 2위로 나타난 이회창 대표의 23 .8%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순 후보가 18 .5%로 3위를, 김종필 후보는 6.0%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김대중 후보와 이 후보의 차이가 8%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10%로 나 타나는 등 갈수록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4자 대결구도에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참여하는 5자 대결구도에서도 김대 중 후보는 30.7%로 단연 1위로 조사됐다. 이인제 지사가 22.1%로 이회창 후보의 17.6%를 제치고 2위로 부상하고 조순 후보는 11.6%를, 김종필 후 보는 4.9%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김대중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김종필 자민련 후보와의 DJP단일화가 안 되 더라도 지지도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후보는 지난 7월21일 이회창 대표가 신한국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 ‘이회창 바람’으 로 일시적으로 이 후보에게 뒤진 것을 제외하고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서고 있다. 특히 이 후보의 아들 병역문제가 터진 이후에는 이 후보와의 차이를 더욱 벌리고 있어 병역문제가 이 후보에게는 최대의 악 재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DJ순풍’은 지난 3월의 지지도와 비교할 때 비로소 얼마나 지구력이 강 한지 알 수 있다. 지난 3월22일 주간지 <내일신문>이 조사한 여론조사에 서 김대중 후보는 4자 대결구도에서 15.2%를 기록했으나 이번 <한겨레21> 조사에서는 33.7%로 무려 2배 이상 지지도가 상승했다. 지난 3월부터 9월 까지 김대중 후보는 커다란 굴곡없이 꾸준히 지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월부터 한달에 3∼4%씩 지속적인 지지도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다. 조).
지난 92년 대선과 비교해봐도 김대중 후보의 지지도 도약은 괄목할 만하 다. 김 후보는 <경향신문>이 92년 11월17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21.3%로 2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당시 김영삼 후보가 35.1%로 1위) 현재 지지도 는 폭발적인 수준이다. 김 후보의 현재 지지도는 92년 대선 당선자인 김 영삼 후보의 지지도와 맞먹는 것이다.
‘당선 가능성 예측 1위’ 큰 의미
DJP단일화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더욱 폭발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DJ로 단일화되는 경우 3자 대결이든 4자 대결이든 김 후보는 이회 창 후보나 이인제 지사 등 2위그룹과 10% 이상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 타났다. 단일화후보로서 김 후보는 이회창-조순과의 3자 대결에서 무려 3 7.1%의 지지도로 1위를 기록했다. 이회창 후보가 23.5%로 그 다음을 차지 했고 조순 후보는 20.1%를 얻었다. 단일화후보인 김 후보는 이인제 지사 가 참여하는 4자 대결에서도 32.7%로 1위를 유지했으며, 이인제 지사는 2 2.4%로 2위를, 이회창 후보는 17.5%로 3위를, 조순 후보는 12.7%로 4위를 차지했다. 단일화가 안 됐을 경우의 5자 대결과 단일화된 4자 대결에서의 각 후보의 지지도변화를 비교해보면 김대중 후보는 단일화된 4자 대결에 서 지지도가 1.9% 상승했다. 이회창 후보는 오히려 0.1% 줄어들었고, 조 순 후보는 1.1% 상승했으며, 이인제 지사는 0.3% 상승했다. DJP단일화로 인한 시너지효과(상승효과)를 제외한 여론조사 수치만으로도 단일화가 되 면 DJ가 가장 큰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단일화가 되는 경우 김대중 후보는 지역별로 서울과 인천·경기, 대 전·충청, 광주·전라, 강원 등 대부분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로 나타난 것은 결 과적으로 그동안 김 후보의 정치적 족쇄로 작용해온 호남 대 비호남의 대 결양상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력별로도 대재 50.8%, 대졸 40 .0%, 대학원 이상 57.8%로 고학력층에서 DJP단일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 적이다. 직업별로도 전문관리 54.2%, 학생 54.1%, 공무원 47.6% 등 이른 바 여론주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또하나 눈여볼 대목은 ‘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생각하 느냐’는 당선자 예측조사에서도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대표를 상당한 차 이로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대통령 당선자 예측조사에서 31.7%를 기록해 이 대표의 26.4%를 앞질렀다. 이인제 지사는 9.0%에 그쳤 고, 조순 후보는 5.2%, 김종필 후보는 2.6%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야당지 지자들도 야당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김대중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 사 전문가들은 당선 가능성에서 앞서는 것은 대세론 형성에 도움이 된다 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김 후보에 대한 이 미지변화 조사에서도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꾼 비율은 15.5%로 ‘호 감에서 비호감’으로 바꾼 비율 10.5%보다 높게 나타나 이미지 개선에 어 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국 후보 교체 바람직하지 않다” 49.5%
지지후보를 바꿨거나 바꿀 예정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도 김대중 후보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내용이다. 이회창 후보 지지에서 이탈했거나 이탈할 생각을 갖고 있는 유권자 중 김대중 후보 지지로가 13.5%로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조순 후보로가 10.4%, 이인제 지사로가 9.5%로 나타났 다.
지지후보 변경자나 변경예정자들의 변경이유로는 신한국당 혼란과 병역시 비가 각각 27.9%, 25.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전두환·노태우씨 사면이 6.1%로 그 뒤를 이었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의 명함파문 및 오익제씨 월북사건 등 색깔론시비는 0.9%로 지지후보 변경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국당 혼란과 병역시비는 여당으로서는 동전의 앞뒷면 성격을 갖는 것으로 이회창 후보가 이중으로 타격을 받았음을 보 여준다.
지지표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지후보에 대한 투표의사’ 조사에서는 김대중 후보와 이인제 지사가 지지자 중 각각 ‘반드시 투표한다’와 ‘ 가능하면 투표한다’는 의견이 93.1%와 83.4%로 지지도의 응집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에서는 조 순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각각 15.6%와 15.1%로 조사돼 역시 두 후보 지 지표의 상대적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교체와 관련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이 49.5%로 ‘교체 가능하다’는 의견 32.9%보다 높게 나타났다. 신한국 당 후보 교체와 관련한 김영삼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는 ‘개입을 안 해 야 한다’는 응답이 43.0%로 월등히 높게 조사됐다. ‘교체를 반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0%이며,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개입해 야 한다는 의견은 19.7%에 그쳤다.
한편, 정당지지도에서도 국민회의는 29.0%로 1위를 차지했다. 신한국당은 18.5%로 국민회의보다 10% 이상 처지는 2위를 기록했고 , 민주당은 조순 후보의 등장으로 6.7%로 3위, 자민련은 5.4%로 4위로 조사됐다. 재야의 독자후보는 0.5%로 미미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6.5%에 이르고 있어 아직 판세의 변화 가 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호 기자·원성연 여론조사팀장
© 한겨레신문사 1997년09월25일 제 17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