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통신원 리포트

관광대국 꿈꾸는 몽골의 변신

사회주의 붕괴 뒤 해마다 여름이면 몽골의 호텔은 각국의 여행객들로 초 만원을 이룬다. 여름철의 상큼한 날씨와 고비사막 등 드넓은 국토가 ‘시 장개방’으로 인해 손님맞이에 바빠진 것이다.

한국만 해도,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비행기 좌석을 2주 이전에 예 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몽골행 관광이 성황이다. 몽골항공과 대 한항공이 각각 1번씩 일주일에 2번 취항하는 이 노선은 지난 94년 11월 개통될 당시만 해도 몽골 보따리장수들만 이용했었다. 특히 최근 한달 기 간의 여행이 무비자가 되면서 세계 각국의 관광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관광사업을 주요 외화획득원으로 인식한 몽골 정부의 적극적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우선 여름만 되면 몽골은 ‘깨끗한 나라’가 된 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도로를 보수하고 차선을 그리는 등 부산한 모습 을 보인다. 또 길거리에서 자주 만나던 만취한 현지인도 관광철이면 어디 론가 사라진다. 단속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길거리만이 아니다. 관광철이 면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컴에서도 비판적인 기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조용한 몽골’을 위해 정부에서 언론에 협조요청을 하기 때문이라는 말 도 들린다.

정부는 이 밖에 많은 호텔을 새로 짓고,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공동학 술대회나 공동유적발굴대회 등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 이고 있다. 오랜 식민지 역사로 인해 외국인을 배타시하는 경향이 강했던 나라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때문에 해마다 여름철이면 3백여명의 한국 교민들도 고향 손님을 맞느라 바빠진다. 선교사들은 선교봉사팀을 맞이하고, 유학생들은 학술팀들과 합 류하는 등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관광대국 몽골’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외국이나 현지에서조차 몽골에 관한 관광가이드 책자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아직은 홍보가 미약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외국인에 대한 차 등가격제도와 지방간의 불편한 교통과 통신이다. 이런 사안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통역없이 지방을 여행하기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따라서 고비 사막을 그리며 몽골을 찾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몽골을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곳으로 인식해 버린다. 상상을 초월하는 바가지 요금, 입에 맞지 않 는 전통음식, 언어 소통의 불편함 등 때문이다. 도로정비 취객단속 언론 협조요청 등 정부의 노력에도 ‘관광대국 몽골’로 가는 커다란 장애물이 다.

울란바토르=박병욱 통신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1일 제 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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