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격동하는 재벌/한솔그룹

“삼성보다 잘나야 한다”



(사진/삼성 창립자 이병철 전 회장의 큰딸.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왼쪽)과
한솔의 대외적 얼굴 역할을 하는 구형우 사장. )

한솔은 삼성의 딸이지만, 삼성과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다는 사 실은 흥미롭다. 처음 삼성에서 분리될 무렵 이인희 고문을 가장 곤혹스럽 게 했던 것은 “우리가 삼성에 들어왔지 전주제지에 들어왔느냐”는 임직 원들의 보이지 않는 원성이었다고 한다. 그래선지 이 고문의 지론은 직원 들에 대한 최고의 복리후생이다. 물론 그 기준은 삼성이다. 현재 한솔의 급료는 대졸초임 연봉이 1천8백60만원 정도로 재계 최고수준이다.

한솔의 전체 임직원 가운데 삼성출신은 이제 전체 3분의 1로 줄었다. 여 러 회사에서 사람이 모여들다 보니 ‘조화’를 가장 중시하는 것도 한솔 의 특징이다.

경영구도면에서도 한솔은 삼성과 크게 다르다. 삼성이 강력한 비서실을 바탕으로 한 오너중심 경영체제라면, 한솔은 오너체제와 전문경영인체제 가 결합돼 있다. 그러다보니 “도대체 총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자주 받 는다. 한솔의 중요한 결정사항은 월 2회 정도 열리는 사장단회의에서 결 정된다. 이 고문은 사장단 회의에서도 주로 듣는 편인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장인 이 고문은 부정기적으로 참가하지만, 지분변동이나 대규모투자 결정, 직원들의 복리후생, 임원인사, 기업문화와 관련된 사항들은 어김없 이 챙긴다. 나머지는 부위원장인 구형우 한솔제지 사장이 총괄한다. 대외 적인 역할도 구 사장의 몫이다. 사장단 회의를 보좌하는 기구로는 기획조 정실 격인, 30여명으로 구성된 ‘사무국’을 두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1일 제 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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