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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의 미래, 로체스터에서 영근다

미국 유학중인 사진학도들이 서울에서 사진전을 갖는다. 미국 뉴욕주 로 체스터시 로체스터공대 사진대학에 재학중인 18명의 한국유학생들이 그들 이다. 1829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미국 제1의 사진대학으로 평가받는 곳 으로 9백명 정원에 23명의 한국학생들이 재학중이다. 로체스터시는 코닥 과 제록스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미국 이미지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8월18일에서 23일까지 서울 삼성포토 갤러리(02-528-0311)에서 열리는 ‘ 서울↔로체스터전’을 위해 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1년여 동안 준비해 왔다. 광고사진학과, 생의학사진학과 학부생들과 순수사진학과 대학원생 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모두 70여점. 지난 5월말∼6월초 로 체스터에서 이미 1차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이들의 전시회를 주목한 학 교는 전시비용 전액을 지원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데니스 데피바으 지도 교수(광고사진학과)가 큐레이터로 직접 한국을 방문해 강좌(8월19일)도 갖는다.

사진대학 한국학생회장 이재구씨는 “일반적인 그룹전의 경우 한 주제 아 래 일관성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전시회는 18명 각 개인의 관 심사와 특성을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강(32)씨는 “사진은 소설이나 수필처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 보는 이에게 상상력의 틀만 제공할 뿐”이라면서 “유학생의 작품이라 는 선입관을 갖지 말고 자유롭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 품을 하나로 묶을 순 없지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문외한의 눈에도 ‘유학 , 한국, 미국, 미래, 젊음, 예술, 사랑, 우정, 혼돈’ 등 그들의 생각과 삶이 느껴진다.

데피바으 교수는 학생들의 작품에 대해 “초현실주의, 구조주의 및 후기 현대주의 등 여러 사조의 미학과 접근방식을 통해, 그리고 사진의 매체적 특성을 이용해 심미적 관심사, 정치·사회적 문제의식 등 인간생활 조건 에 대한 관심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전시가 끝난 뒤 뉴욕시에서 다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 리고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로체스터공대 한국학생 전시회를 로체스터와 서울에서 열 계획이다. 렌즈 너머로 투시되는 이들의 눈망울엔 한국 사진 의 미래가 웅크리고 있다.

권태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1일 제 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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