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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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양 선거는 여야에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장이 되고 있다.
신한국당 박종근 후보. 야권연합 김일주 후보,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는 이준형 후보(왼쪽부터).)
여야가 오는 9월4일 실시되는 경기도 안양 만안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를 각각 확정함으로써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이번 보선은 충남 예산 재선거의 승리 여세를 몰아 연승을 노리는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와 설욕을 노리는 DJP(김대중-김종필)의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장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안양 만안 보선 승리를 통해 DJP연 합군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아들의 병역문제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일거에 만회하려는 야무진 생각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예산 재선거 패배의 치욕을 만회해 DJP연합군의 위 력을 과시하는 한편, 일부 야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후보론에도 쐐 기를 박는 다목적 용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DJP, 예산 패배 치욕 씻는가
이번 보선은 DJP연합 후보와 신한국당 후보가 대결하는 국회의원 선거로 는 4번째다. 지난 3월 인천 서구와 수원 장안 보궐선거에서는 DJP연합 후 보인 조한천 후보(국민회의)와 이태섭 후보(자민련)가 신한국당 후보를 거의 더블스코어의 차이로 낙승했으나, 지난 7월 예산 재선거에서는 ‘이 회창 바람’으로 DJP가 신한국 후보에 일격을 당했다. 지금까지 DJP와 신 한국당의 전적은 2 대 1인 셈이다.
DJP는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는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어 이번 보선결과는 DJP의 ‘수도권 선거 불패’ 신화를 계속 이어갈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분 수령이 되고 있다. 또 신한국당의 경우에도 당 3역을 대선체제로 전환하 고 이회창 대표의 아들 병역문제가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 라는 점에서 이 대표 지지도를 직접 검증받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자민련 권수창 의원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이번 보선에 신한국당은 박종근 현 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으며, 자민련은 야권연합 후보로 김일주(62)씨 를 내세웠다. 이밖에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회의 후보로 나서 선전했 던 이준형 위원장도 무소속 출마를 불사할 태세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시 자민련 권수창 후보는 2만9천6백12표를 얻어 당선됐으나, 2위 신한 국당 박종근 후보가 2만9천2백62표, 국민회의 이준형 후보가 2만9천13표 를 얻는 등 3당 후보가 6백표 이내로 당락이 결정되는 박빙의 접전을 펼 쳤다.
신한국당이 박 위원장을 재공천한 것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석패한 데다 그동안 꾸준히 지역구 관리를 해와 만만찮은 득표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 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신한국당 위원장을 맡으면서 노총 위원장 자리를 그만뒀다. 신한국 당은 자민련이 야권연합 후보로 공천한 김일주씨가 옛 여권 인물로 야권 성향의 표를 제대로 흡수할 수 없는 데다 국민회의 이준형 위원장이 무소 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야권표의 분산이 이뤄져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 고 있다.
자민련은 그동안 여러 명의 출마희망자를 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김일주씨 를 야권연합 후보로 공천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신한국당 안 양 동안갑 위원장을 맡고 있었으나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1만7천여표를 얻는 등 나름대로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다. 자민련이 신한국당 위원장이었던 김씨를 공천한 것은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고육지 책으로 보인다. 선거일이 촉박해 새로운 인물을 공천하기 어려운 데다 예 산 재선거의 패배 충격으로 이번에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 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함남 단천 출신이지만 안양에서만 20년 이상을 살 면서 새마을교육원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등 오랫동안 안양에 뿌리를 내려온 토박이에 속한다.
각 당에 상당한 심리적 영향 줄 듯
그러나 이번 보선에는 국민회의 이준형 위원장의 출마여부가 중요한 변수 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의 득표력이 만만찮은 데다 지역 유권자의 61.4%가 20∼30대여서 야권지지세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것으로 보이기 때 문이다. 이 위원장은 “야권공조 차원에서 우리 당(국민회의)이 공천을 하지않을 경우 직접 심판을 받겠다”고 말해 무소속 출마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DJP연합 후보와 신한국당 후보의 대결이 될 이번 보선의 결과는 각당의 대선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 으로 보인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8월21일 제 17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