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	1997년08월07일 제 169호

클래식과 사귀는 여름방학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다. 여행, 독서, 보충학습 등등 다 좋은 일이지만, 고전음악(국악과 서양 클래식)을 가까이 접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대중음악은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 애써 찾을 필요가 없지만 고전음악은 자발적인 노력이 있어야 친 해질 수 있는 분야다. 고전음악에 익숙해지면 그만큼 문화생활이 풍요로 워질 뿐만 아니라 균형잡힌 정서함양도 기할 수 있다. 이 여름 생생한 현 장음을 접함으로써 고전음악과 친구가 되는 기회를 가져보자. 여름방학중 열리는 청소년용 음악회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가수 노영심씨가 진행하는 ‘노영심의 고전음악 이야기’다. 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주최하 는 이 연주회는 지난 7월27일 예술의전당 연주회를 시작해 31일 울산, 8 월1일 제주, 5일 광양, 6일 순천, 7일 광주, 14일 홍천, 15일 삼척을 순 회한다. 노씨가 편안한 말솜씨로 곡 해설과 감상법, 공연장 예절 등을 설 명해준다. 김수현씨가 지휘하는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바로크 음악에서 현대음악까지 연주하며, 진행자 노씨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 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는 이색 무대도 있다.

지난 21일 시작돼 8월23일까지 계속되는 ‘청소년을 위한 영상음악 감상 회’도 가볼 만한 무대다. 유림아트홀이 주최하는 이 감상회는 레이저디 스크를 이용해 세계 유명 연주자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이다. 유명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피아노 협주곡(월), 바이올린의 세계(화), 교향 곡의 세계(수), 유명 성악가와 함께(목), 카라얀 기획 시리즈(금), 첼로 명인 콘서트 및 협주곡(토) 등 요일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동극장이 기획한 ‘여름 청소년 음악회’도 부담없이 즐기며 클래식을 배울 수 있는 자리다. ‘하성호와 함께 하는 팝과 클래식으로의 여행’(8 월4∼9일), ‘탁계석과 함께 하는 재미있는 오페라 산책’(8월16∼26일) 등 2개 무대로 나뉘어 진행된다. ‘팝과 클래식으로의 여행’에서는 하성 호씨의 해설과 함께 유명 팝음악이 클래식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돼 연주 되며 영화음악과 클래식 명곡들도 들을 수 있다. ‘오페라 산책’에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하이라이트가 평론가 탁계석씨의 해설로 한 시간 정도 연주된다.

문예진흥원의 우리소리 문화학교 프로그램 ‘엄마 아빠와 함께 떠나는 즐 거운 소리여행’(8월18∼23일)은 클래식, 국악, 록, 재즈와 친해질 수 있 는 기회를 제공한다. 록그룹 시나위(18일), 서울중앙국악관현악단(19일), 국립국악원 연주단(20일), 한충완 밴드(21일), 사물놀이 한울림(22일), 한국페스티벌앙상블(23일)이 연주자들의 해설 속에 번갈아 무대를 장식한 다. 이 밖에 중·고교 음악교사들이 추천하는 클래식 명곡을 연주하는 수 원시립교향악단(지휘 금난새)의 ‘97 청소년 음악회’, 사물놀이 한마당 인 ‘97 젊은 난장’,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의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국악교실2’도 가볼 만한 무대다.

고명섭 기자/ 한겨레 문화부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