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1997년08월07일 제 169호

동성애 가정 이루면 에이즈 퇴치?

지난 95년 동성애자간 결혼이 합법화된 이후 스웨덴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 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이 주목 하고 있다. 지난 87년 69명의 에이즈 환자가 발생한 이후 92년을 제외하 고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만 가던 스웨덴의 연간 신규 에이즈 환자수가 지난 95년 1백98명을 고비로 지난해에는 1백53명으로 줄어들었다. 전년에 비해 45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87년 이후 유일하게 전년에 비해 11명 이 감소했던 92년보다 4배 이상 줄어든 수치여서 스웨덴 내에서도 그에 대한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이즈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스웨 덴에서 환자 발생이 감소한 데 대해 스웨덴 동성애자협회 사무국장 마틴 안드레아송은 “스웨덴 전체 에이즈 발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 성동성애자(게이)의 에이즈 발병이 지난 95년 이후 크게 줄었기 때문”이 라고 자체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지난 94년 연간 1백9명에 이르던 게이 에이즈 환자가 법적으로 ‘결혼을 인정받은’ 95년 92명으로 줄어들고, 지난 96년에는 68명으로 줄어 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이들의 에이즈 발병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안드레아송은 “대부분의 게이들이 가입돼 있는 협회의 자체 에이즈 예방 교육 및 회원간 토론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합법 화된 결혼생활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지속하려는 욕구는 이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자극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1950년대 이후 초·중·고등학 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한 성교육도 한 요인일 수 있다. 하지만 95년 ‘ 결혼합법화’ 이후 에이즈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게이들이 지속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스스로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게 더 큰 설득력을 갖는다. 그리고 동성애자간 결혼이 합법화되 면서 성관계의 상대가 한 사람으로 고정되는 데 따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안드레아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