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1997년08월07일 제 169호

삼성, 오래 전부터 ‘기아 탐색’

삼성그룹은 기아의 제3자인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 . 삼성차의 임경춘 부회장은 지난 7월19일 “기아자동차의 인수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인수할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그동안 기 아차의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활발한 물밑활동을 벌여 온 사실이 드 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몇달 전 기아차를 퇴사한 ㄴ씨는 지난 7월 초 학교 선배임을 자처한 삼성 그룹의 간부를 서울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삼성 간부는 ㄴ씨에게 기 아차의 전반적인 상황은 물론 임원진과 노조 내부 동향 등에 대해 꼬치꼬 치 캐물었다. 그는 또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하고 보니 생각 외로 많은 자금이 들어가고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투자비는 10조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그것 가지고는 자동차를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것 같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자동차산업에 지나치게 많은 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중 복투자로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좋은 방향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은근히 협조를 부탁했다.

ㄴ씨는 “더이상 만날 이유가 없다”며 2시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삼성 간부가 기아차의 내부사정이나 임원진, 노조 인맥 등에 관해 나보 다 훨씬 많이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삼성의 기아 탐색작업 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이루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