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1997년08월07일 제 169호

못 말리는 홍준표,3김 좌충우돌 비판

홍준표 의원(신한국당·서울 송파갑)은 지난 7월23일 대정부질문에서 김 영삼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 3김 씨를 좌충우돌 비판했다. 홍 의원은 먼저 “김 대통령은 양김씨와의 자존 심 싸움에 집착해, ‘통치자’로서의 면모보다는 ‘정치가’로서의 역할 에 더 비중을 두게 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뒤 “92년 여당의 대선자금 문제는 아직도 살아있는 망령”이라며 여당의 아킬레스건까지 과감하게 건드렸다.

검사시절 ‘한국의 피에트로’라는 별명을 얻었던 홍 의원은 이어 국민회 의 김 총재가 92년 노태우씨에게 받은 돈 20억원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있는 포괄적 수뢰의 뇌물죄로 공소시효도 2002년까지 계속된다”고 주장 했다. 또 자민련 김 총재에 대해서는 “92년 여당 대선자금의 공범”이라 면서 93년 동화은행 사건 때 나온 김 총재의 89억원 비자금 계좌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여야 3당 총무들은 이날 홍 의원의 발언을 사전 봉쇄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홍 의원이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라며 완강히 원고 수정 을 거부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자, “홍 의원은 역시 못말리는 사 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국회 주변에서는 “정치발 전을 위해서는 자기 고집을 부리면서 좌충우돌하는 사람도 필요한 것 아 니냐”고 홍 의원을 감싸기도 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