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1997년08월07일 제 169호

이기택 이번엔 대선후보 노린다

(사진/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이기택 민주당 총재. 선거의 참패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선출 할 있느냐 하는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민주당의 앞날은 한마디로 암담하기만 하다.

이기택 총재가 포항북구 보궐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지도 부의 전면 교체 등 심각한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급한 것이 12월 대선에 내보낼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8월28일 전당대회를 어떻게 치르느냐는 문제다.

현재 민주당은 사실상 3부류로 쪼개져 있는 데다 각 부류가 각자 다른 행 보를 보이고 있다. 소속 의원 11명도 3부류에 따라 철저하게 쪼개져 있다 . 첫째 부류는 이기택 총재를 중심으로 한 주류쪽이다. 이 총재를 비롯해 이중재 이규정 하경근 권오을 조중연 권기술 의원 등이 범주류쪽이다. 두 번째 부류는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부영 부총재다. 셋째 부류는 국민 통합추진회의(통추)에 참여하고 있는 제정구 이수인 이미경 김홍신 의원 등이다. 통추는 소속만 민주당이지 사실상 민주당과 결별해 독자적인 행 보를 걷고 있다.

주류쪽에서는 애초 KT(이기택)가 포항 보선에서 승리한 뒤 그 여세를 몰 아 8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번 보선 패배로 KT 대선후보 구상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민주당 주류쪽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수를 바 탕으로 KT를 대선후보로 밀어부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KT와 함께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이부영 부총재다. 이 부총재는 이기택 총재가 포항 보선 패배로 대선출마가 어려울 것으로 보 고 ‘대권·당권분리론’을 내세워 ‘대권=이부영, 당권=이기택’ 구도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재의 대선후보 출마여부는 이기 택 총재의 후보 출마여부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제정구 의원 등 통추 핵심세력들은 이미 조순 서울시장을 야권의 제3후보 로 추대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는 등 민주당의 주류나 비주류와는 전혀 다 른 길을 걷고 있다. 또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쪽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유 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자칫 잘못하면 대선 을 앞두고 개별적 행보로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