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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7월10일 제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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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발현율은 세계 최고입니다. 그 책임은 의사와 약사에게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새지성약국’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가 떠 있는 컴 퓨터가 손님을 맞는다. 약을 파는 약국에서 약을 너무 많이 먹어 생기는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약사 김선유(31)씨는 단호하다. 여학생들이 몸의 부은 기운을 뺀다고 이뇨제를 달라고 하면 왜 이뇨제를 자주 쓰면 안 좋은지를 길게 설명한다. 이뇨제가 자칫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 는 것이다. 3년 전 처음 약국을 냈을 때는 습관성이 있는 약을 될 수 있 는대로 팔지 않으려고 하자 ‘유난을 떤다’며 다른 약국을 찾는 손님들 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의 진심을 안 이웃들은 먼저 건강문의를 해온 다.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약을 함부로 많이 권할 수 없어요. 환 자들은 양질의 약을 부작용없이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 런 권리를 너무 무시당해왔어요.”
그래서 그는 약을 찾는 이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몇가지 장치를 약국 에 마련해놨다. 남편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컴퓨터에는 비교적 흔한 질 환에 대한 설명과 치료방법이 연속적으로 띄워진다. 간질환, 여성호르몬 제, 피부염, 여드름, 전립선비대증 등에 관한 원인과 치료방법이 자세히 이어진다. 김씨는 또 인터넷에서 질병과 건강관련 지식을 검색해 ‘감기 의 식이요법’ ‘지방간의 식이요법’ 등을 인쇄물로 만들어 증상에 따라 환자들에게 나눠준다. 약국을 처음 찾는 이들의 혈압과 체지방률을 잰 뒤 이 자료들을 토대로 개인건강관리 카드를 만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이다. 환자의 체질과 병력을 알아야 알맞은 약을 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카드가 이제 2천장이 넘는다.
김창석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