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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1997년07월10일 제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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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월24일 유엔본부에서 연설하는 김영삼 대통령. 오존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나빠진 환경상태에 처한 한국을 국제협약을 성실히 수행하는 환경 선진국으로 묘사했다.)
“한국은 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합의한 <의제21>의 국가실 천계획을 수립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환경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시민들에게 환경 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민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인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가입한 국제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습니 다. 한국은 저개발국가에 대하여 개발 원조금을 꾸준히 늘리겠으며 선진 국의 개도국으로 기술이전을 추구합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9차 유엔특별총회에서 한 김영삼 대통령 의 연설중 일부다. 경제난을 이유로 그나마의 환경관련 각종 규제를 유명 무실하게 하거나 개악하는 우리 현실에서 볼 때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 린다.
사실 지난 92년 리우회의 이후 한국의 환경은 나아진 게 없다. 골프장과 같은 레저시설로 산림은 무참히 파헤쳐지고 주요 강들은 생활폐수와 공장 폐수로 썩어가고 있다. 서울시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오존주의보가 내려 지고 병원마다 호흡기질환자들이 넘쳐난다.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들은 크 고 작은 유조선 사고로 신음하고 있으며 중요한 생태계 지킴이 구실을 하 는 갯벌은 무차별 간척사업으로 사라지고 있다.
국내 환경의 질 저하만이 아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은 지구환경보전에 파괴자 구실을 하고 있다. 열대지역에 진출해 댐건설과 목재수입으로 열 대림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리우에서 합의한 정신에 정면으 로 위배되는 행위다. 김 대통령은 엉뚱한 자랑만 늘어놨을 뿐 이산화탄소 방출의 감축부분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이산화탄소 방출 문제 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국국의 압력에 밀려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금부터라도 산업생산구조와 경제구조를 바꾸는 것이 경제적 으로도 유리한 사안인 것이다.
공허한 말잔치에 다른 국가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하면 얼굴이 화 끈거린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