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1997년07월10일 제 165호

<시사 SF> Mr.복의 최후

주민카드는 통제수단 아니다

시사 SF는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고 우리에게 건전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 고 있어 자주 본다. 그러 나 이번호 ‘Mr. 복의 최후’는 주민카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 해 사실을 너무 왜곡시 켰다고 본다

주민카드는 만화처럼 만능카드가 아니고 단순한 증명서일 뿐이다. 현재 종이로 휴대하고 다니는 신분증이나 자격증을 정보화시대에 맞게 하나의 IC카드에 수록하여 주민 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인 것이다. 주민카드에 들어 있는 정보 또한 현재 종 이에 가재된 내용을 그대로 옮겼을 뿐 추가되는 개인의 정보는 없다. 특 히 일부에서 오해하고 있 는 병원진료기록이나 교통법규 위반사항, 재산상태 등 사생활과 관련되 는 사항은 법으로 수록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만화에서 제기한 남편의 근래 활동, 호텔을 출입한 내역, 바둑급 수, 간첩 등을 알 수 있다 거나 중앙컴퓨터에 수록한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기술적으로 도 주민카드의 자체 기억 용량이 적어 어렵고, 설사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해도 이러한 정보를 수 록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동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요근래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주민카드를 너무 확대 왜곡시켜 국민 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 언론은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사실에 근거해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카 드는 국민편의와 21세기 정보화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증명을 하나의 IC카드에 수록한 것이 지 결코 국민들을 통제하거나 감시하기 위해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이는 주민카드 가 국민들에게 교부되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

장영환/ 내무부 주민카드 기획단 사무관

악용 위기의 위험한 신분증

‘Mr. 복의 최후’는 다소 과장된 형태지만 전자주민카드제의 위험성을 몇가지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Mr. 복의 최후>가 지적한 바대로 만약 전자주민카 드에 신용카드 기능까지 포함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개인의 세밀한 사생활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전자주민카드에 신용카드 기능까지 통합하려던 애초의 계획은 사회단체와 카드업체의 반발로 현재는 중단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일단 전자주민카드제가 시행되고 나면 기존의 주민망과 금융망을 연결시키는 단순 작업만 으로 전자주민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이 부가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신용 카드는 물론 버스카드나 지하철 패스의 대용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정부는 전자주민 카드를 전자상거래시 대 금결제수단과 신분확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계획을 적극 고려하는 등의 방 대한 활용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결국 국민 개개인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추적당할 위험은 상 시적으로 존재한다.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의 조작과 유출 가능성도 다분하다. 미 국방성과 CI A 그리고 마이크로소프 트사까지도 해킹당하는 마당에 국내의 기술력으로 완벽한 보안체계를 구 축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자신감은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없다. 하룻동안 발생하는 크고작은 수천 건의 전산장애와 선진국 의 10배가 넘는 행정망 고장률은 국내 기술수준을 반영하고 있다할 것이 다. 또한, 시스템 구성과 설치에 모두 외국 기업의 자문을 받아야 하는데, 시스템 구성에 참가한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들 에 의한 보안체계의 조작과 해킹방법의 유출이 현실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그 위험이 더욱 증가하 고 있다. 21세기 최첨단의 개목걸이가 될 전자주민카드제의 추진은 재고 되어야 할 것이다.

홍석만/ 전자주민카드 공대위·지식인연대 간사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