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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
1997년07월10일 제 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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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두발을 딛고 서게 되면서 인간의 발은 유인원과는 다른 진화과 정을 겪게 된다. 사람의 발은 온몸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하중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발의 진화과정은 특이한 희생을 치르게 된다. 유인원 시대보다 더 많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엄지 발가락이 다른 네발가락 과 ‘물갈퀴 발’처럼 붙어버렸다. 발 등의 가로 인대가 다섯발가락 전부 를 덮게 된 것이다. 사람 은 이런 진화과정을 통해 발가락으로 무엇을 움켜쥐는 선천적인 능력을 잃고 말았다. 유인원은 엄지발가락의 인대가 다른 네발가락을 덮고 있는 인대와 분리돼 있다. 엄 지발가락이 사람보다 한 층 길고 거머쥐기 쉽게 돼 있는 것이다.
쓸모가 없어진 발의 또 다른 특징은 족문이다. 족문은 지문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모두 차별적 인 특징을 갖고 있어, 개개인을 구분하는 데 지문처럼 사용할 수 있다. 원래 족문은 나무에 오를 때 미끄럼 방지 기능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발신기가 보편화 되면서 족문은 이제 거의 의미가 없어졌다.
사람의 발이 진화를 하면서도 잃어버리지 않은 한 가지 능력이 있다. 바 로 발에 냄새 신호를 남 겨두는 일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원주민은 사람들이 지나간 얼마 뒤 발자국의 냄새를 맡아 사람들을 구분하는 능력을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 한다. 발바닥은 손바닥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어느 부위보다 땀샘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 땀샘들 은 스트레스에 상당히 민감해 우리들이 외부의 압력을 받을 때는 그 분비 물을 갑자기 증가시키게 된다. 여기서 발 냄새가 풍겨나오는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맨발로 생활 을 하고, 땅위에 있는 인 간의 수가 훨씬 적었던 원시시대에는 발 냄새 신호들이 친구와 적들의 행 방을 알아내는 데 상당 히 중요한 구실을 했다”고 추측한다.
발바닥의 아치처럼 움푹 들어간 부분의 피부는 햇빛에 절대로 그을리지 않는다. 손바닥도 마찬 가지다. 발바닥과 손바닥을 일부러 햇빛에 드러내도 이 부분은 절대로 그 을리지 않는 것이다. 심 지어 살갗이 새까만 흑인종들마저 손바닥과 발바닥은 희다. 인체 안의 어떤 작용이 발바닥과 손 바닥의 가운데 부분에 멜라닌을 공급하지 않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인류학자들 은 이러한 특징이 인류가 진화하면서 남긴 유산의 일부라고 추측할 따 름이다. 손짓과 발짓으로 서로 신호를 주고받던 시대에 눈에 띄기 쉽게 하기 위해 이런 특징이 발 달했다는 것이다.
이용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7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