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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 |
1997년06월26일 제 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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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1991 년 주류의 수입 개방으로 세계의 술이 밀려왔다. 고급 위스키나 브랜디로 부터 값싼 와인과 맥주에 이르기까지. 따라서 사람들은 세계 유수의 술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게 됐다. 해외여행의 자유화로 사람들이 세계 각지의 음주 문화를 접할 기회도 늘었다. 음주문화도 세계화 돼가고 있는 것이다 .
30여년간 성장과 개발 일변도로 치달아온 한국 국민들은 점차 환경과 건 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식생활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 나고 있다. 음식에 대한 인식이 양에서 질로, 영양에서 다이어트로 변한 것이다. 술을 마실 때도 건강을 생각해서 덜 마시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 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90년대에 불어닥친 마이 카붐이 한몫하고 있다. 95년에 이르러 서는 전국이 주차장으로 변화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음주와 운전을 선택 해야 할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됐다. 음주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결과이다.
정부의 주류 정책에도 변화가 많았다. 1996년 모든 술에는 건강에 대한 경고 문구를 기재하도록 국민건강증진법이 바뀌었다. 1993년에는 알코올 농도가 17% 이상인 술은 전파매체(텔레비전 또는 라디오)를 통한 광고 선 전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 주류 판매업소 영업 시간의 제한 등 주류 의 과소비를 진정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다.
한편 한국 경제의 구조적 불황으로 말미암아 소위 거품 경기가 사라지면 서 사람들은 점점 실속을 찾고 있다. 주류 판매 업태도 룸살롱에서 좀더 개방적이고 값싼 단란주점 형태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접대부의 고용 도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가족 관계의 변화도 음주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 출이 보편화되면서 여성 음주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따라서 가족 단 위의 음주가 늘어나고, 가정에서 가볍게 마시는 술의 양도 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변화로 인해 음주 문화는 점차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단순히 취하기 위한 폭음이 줄고, 생활의 여유와 멋을 창출하 는 음주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음주의 감성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나 할 까.
이종기/ 두산씨그램 생산팀장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