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1997년06월26일 제 163호 한겨레21

후원회 러시 “봉 잡아라”

 최근 때아닌 후원회 행사 풍년으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이 붐비고 있다. 신한국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후원회 모금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 다.

6월 중순에만도 16일 오후 이윤성 의원을 시작으로 17일 전석홍 의원, 18 일 윤원중 의원, 19일 임인배 의원, 20일 이원복 의원 등 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후원의 밤’ 행사가 잇따른다. 그뒤 다음달 중순 본격적인 휴가철 전까지 후원회 행사를 예정중인 의원들도 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6월 초에도 의원들의 후원회 행사가 매주 서너건씩 열렸다.

후원회 모금에는 현역 의원뿐 아니라 원외위원장도 예외가 아니다. 6월16 일 박종선 위원장(서울 노원을)을 비롯해 19일 이광국(전북 무주·진안· 장수), 20일 김용기(전북 익산갑) 위원장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원외위원장들은 연고지에 관계없이 세종문화회관이나 63빌딩 등 서울 중 심부에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후원회 행사가 통상적으로 정기국회 회기말에 주로 이뤄졌던 점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현상이다. 정가에서는 이같은 후원회 러시가 신 한국당 내 대선후보 경선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여덟 예 비주자들이 경쟁할 때 행사를 해야 ‘손님’을 끌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의 후원회장에는 각 대 선주자들이 직접 또는 대리인들을 꼬박꼬박 참석시켜`‘성의’를 표시하 고 있다. 한 대선주자의 핵심 참모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35표를 움직일 수 있는 실력자들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벌이는데 어떻게 모른 체 하겠 느냐”면서 “의원들이야 대목을 만났는지 몰라도 예비주자 입장에서는 예산에 잡히지 않은 돈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라며 씁쓸해 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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