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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1997년06월26일 제 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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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대중 총재의 지지율 상승엔 우선 TV토론을 통한 경륜 홍보가 큰몫을 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DJ가 뜨고 있다.”
국민회의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총재가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나타나자 전에 없이 고무된 분위기다. 그동안 입에도 담지못했던 ‘이제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국민회의가 모처럼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대선승리에 강한 기대를 갖기 시 작한 것은 DJ(김대중)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의 흐름이 구체적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언론사에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DJ 의 부상이 눈에 띈다. 국민회의 내에는 ‘`DJ 대통령이 눈에 보이네’라 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사실 지금까지 그 측근들도 ‘왜 `DJ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당위론만 나왔을 뿐이었다. 박지원 총재특 보는 “김대중 총재에 대한 지지도가 눈에 띄게 올라가고 있다”며 “오 는 12월 대선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별 지지도, 만년 2위서 1위 도약
DJ는 일단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인별 지지도뿐 아니라 신한국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상당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5월 들어서는 DJ가 개 인지지도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고, 가상대결에서도 표본오차범위 내에 서 여당후보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급부상했다.
개인별 지지도에서 DJ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위에 크게 뒤처지면서 힘 겨운 2, 3위 싸움을 하는 형국이었다. 지난해 12월25일 <세계일보>가 조 사한 여론조사에서 DJ는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의 27.1%에 상당히 떨어진 20.4%로 2위를 차지했다. 신한국당 이회창 당시 고문이 19%로 DJ를 바짝 추격했다. DJ의 2, 3위 다툼은 약간의 기복을 보이기는 했으나 올해 4월 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 4월 11일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월간 <WIN> 이 조사한 개인별 지지도에서도 박찬종 고문이 25.1%로 1위를 차지했고, 김대중 총재 19.8%, 이회창 대표 17.9%순이었다.
`‘만년 2위’를 차지하던 DJ가 5월 들어서 처음으로 개인별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도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지도의 절대치에서도 가파 른 상승세를 보였다. <중앙일보>가 5월14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DJ는 마 침내 21.8%로 1위를 차지했다. 박찬종 고문이 18.0%으로 그뒤를 이었으며 이회창 대표가 14.9%로 3위로 나타났다. DJ는 <조선일보>가 5월29일 실시 한 여론조사에서도 25.3%로 이회창(17.1%)과 박찬종(14.8%)을 앞질렀다. <한국일보>가 5월30일 조사한 여론조사 역시 DJ가 22.6%로 박찬종 18.0%, 이회창 17.6%를 훨씬 앞섰다. DJ가 5월 들어서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조사에 따라선 2위인 신한국당 후보군들과의 격차도 크게는 8%포 인트 이상 차이를 보이며 앞섰다.
DJ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서고 여권도 단일후보가 나서는 경우를 상정해 실 시한 ‘가상대결’에서도 DJ의 추격은 숨가쁘다. 1위가 쫓기다시피 하는 것이다. DJ는 지난해부터 가상대결에서 신한국당의 빅2인 이회창과 박찬 종에 무려 18%포인트 이상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당 안팎에 ‘DJ회의론’을 크게 강화하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 나 5월 들어 신한국당 후보와 막상막하를 기록하거나 일부 여론조사에서 는 만년 1등 박찬종에게 이기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믿기 어려운 상승세 를 보여줬다. 빅3로 진입한 신한국당 이수성 고문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큰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지난해 12월18일 실시한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DJ는 신한 국당의 이회창 대표와 박찬종 고문에 모두 7~8% 씩이나 뒤지는 것으로 나 타났다. 이 대표와의 대결에서는 38.9%:45.9%로 뒤지고 박찬종에 대해서 도 41.2%:49.1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추세는 올 5월까지 계속됐다.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25일 <동아일보> 조사에서도 이 회창:김대중=47.5%:30.5%, 박찬종:김대중=49.2%:31.7%로 각각 17%와 18% 차이나 났었다.
가상대결서 박찬종에 처음 이겨
그러나 5월 들어서 여당 단일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DJ가 뜨고 있는 현 상은 두드러졌다. DJ는 5월17일 <국민일보>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회창에 불과 3%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고(이회창:김대중=50.3%:48.3%), 박찬종에 대해서는 무려 6.6%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종이 46.1% 인 데 반해 DJ는 52.7%로 나타난 것이다. DJ가 신한국당의 빅2 중 한명과 의 가상대결에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DJ는 신한 국당의 이수성에 대해서는 63.1%:35.0%로 무려 18.1%나 앞섰다.
<한겨레>가 5월26일 실시한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는 DJ가 다시 이회창과 박찬종에 모두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김대중=43.2%:36.8%이고 박찬종:김대중=41.7%:37.2%로 나타나 DJ가 각각 6.4%와 4.5% 정도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DJ는 그 러나 이 조사에서도 이수성에 대해서는 5.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 다.
DJ 지지도 상승은 몇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나타 나고 있다. 우선 TV토론을 통한 경륜 홍보가 주효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 가다. <중앙일보>와 문화방송(MBC)이 5월1일부터 대선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TV토론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와 DJ의 지지율상승 시점이 맞물리 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바침한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는 “4번의 T V토론회가 끝난 뒤 잘했다는 격려전화가 당사에 많이 왔다”며 “김 총재 는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 왜곡된 이미지도 개선하고 국정운영 능력이 탁 월하다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으나 다른 여당후보들은 상당히 감 점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DJ는 TV토론에서 시종 안정감이나 경륜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지켰다. DJ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자신감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던 것이다. 각 주관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수치 상으로도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TV토론 전후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DJ는 토론 뒤 5%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앙일보>가 지난 5월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1.8%의 지지율을 얻은 D J는 5월27일 여론조사에서는 26.8%로 펄쩍 뛰었다. 이에 반해 박찬종 고 문은 18.0%에서 18.4%로 0.4%밖에 오르지 못했으며, 이회창은 14.9%에서 9.9%로 무려 5%나 떨어졌다.
TV토론을 통해 대선후보의 자질론을 부각시킨다는 국민회의쪽의 전략이 주효한 것도 DJ 지지율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 회의쪽은 김영삼 대통령의 무능과 경제실정으로 인한 반발심리를 이제는 ‘무식한’대통령보다는 ‘실력있는’ 대통령을 뽑자는 분위기로 바꿔내 는 것을 토론회의 주요 목표로 삼았다. DJ는 지난 4월 월간지 <WIN>의 조 사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질평가분야 10개 중 남북관계와 경제회복 문�>적 주체성 개혁추진 외교능력 위기대처능력 등 6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 특히 최근의 경제난과 관련해 경제분야에서 DJ의 비교우위 평가는 그의 지지율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안부재론 확산도 한몫
DJ 지지율 상승의 또다른 이유로는 알게모르게 노장년층을 중심으로 퍼져 온 대안부재론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DJ를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 한 지난 5월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는 ‘대안부재론’을 확인시키는 한 계기가 됐다. 제3의 대안에 크게 기대를 걸었던 야권지지자들이 일단 무 관심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가 각종 토론 과정을 거치면서 어쩔 수 없는 선 택으로 DJ를 다시 꼽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서도 TV토론 은 효자 노릇을 했다. DJ의 야권흡입력은 민주당 지지도의 하락과 야권 제3후보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입증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6~7% 대 지지도를 꾸준히 유지해오던 민주당은 5월 들어 지지도가 2%대로 급전 직하했다. 대선국면에서 후보를 아직 내지 않은데다 통추 등의 이탈로 사 실상 또다시 분당된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잊혀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4월28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6.8%의 지지도 를 얻어 자민련의 8.8%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l중앙일보> 5월14일 조사에서는 2.1%대로 떨어졌다. 야권의 제3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는 조순 서울시장도 4월까지 여론조사에서 4위 또는 5위를 차지하는 강세를 보였 으나 제3후보론이 잠복하면서 5월부터는 여론조사에서 아예 빠져나가고 있다.
세번째로 여권의 실정과 신한국당 후보들의 실망스런 정치행태 등으로 인 한 반사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시사주간지인 <시사저널> 2월13자 보 도에 따르면 노동법 날치기파동 이후 이미지가 좋아진 대선후보 중 DJ가 55.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자금문제를 둘러싼 신한국당 후 보들의 `‘YS(김영삼)눈치보기’와 일부 대선후보의 지역감정 자극발언과 돈선거 등 구태를 재현하는 여권의 경선과정은 국민들에게 ‘신악이 구악 뺨친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시킨 것도 사실이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DJ에게는 즐거운 소식임이 틀림없다. 그러 나 이것이 대선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한국당의 7월 전 당대회를 비롯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야권단일후보 성사여부 등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각종 지표가 DJ의 급상승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그가 마침내 대선 4수의 고지를 넘어 용으로 승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잣대로 삼기에는 너무 시간이 이르다. 그 동안 꽉 막혀있는 듯했던 가능성의 문을 조금 열어논 것일 뿐이라는 평가 가 이 시점에선 정확할 것같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