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한겨레21

국민회의 투톱으로 대선승리 도전

(사진/당직개편 뒤 첫 간부회의. 이번 당직개편은 전원교체, 능력 위주, 원내 중심, 참신한 이미지 등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부터 김봉호 지도위의장, 김대중 총재, 한광옥 부총재, 박상규 부총재.)

국민회의가 일찌감치 대선체제 정비에 들어갔다.

5월29일 단행된 당직개편은 12월 대선에서 실무적으로 뛸 선대본부의 냄 새를 물씬 풍기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선에 이르는 최대 고비인 야권단일 화 추진을 위해 주요 실력자들을 ‘히든 카드’로 남겨둔 것이다.

이번 개편에서 발탁된 주요 신임당직자로는 사무총장에 김충조 의원(전남 여수), 정책위의장에 김원길 의원(강북갑), 비서실장에 유재건 의원(성북 갑)이다. 또 지방자치위원장에 이상수, 홍보위원장에 김경재, 기획조정실 장에 장성원, 정세분석실장에 임채정, 연수원장에 이협 의원 등이다. 박 상천 총무와 정동영 대변인만 유임됐다. 이밖에 총재실 담당 특보에는 박 지원 전 기조실장, 기획 담당 특보에는 이강래 정책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


김상현계 김원길 의원 정책위의장에 등용

김대중 총재는 이번 당직개편의 원칙을 4가지로 설명했다. 전원교체, 능 력 위주, 원내 중심, 참신한 이미지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이번 당직개 편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게 중론이평이다. 가신들이 완전히 배 제됐고, 정치력을 갖춘 중진들이 고루 포진됐는가 하면 비주류도 일정 부 분 포용함으로써 당내 대동단결의 의지를 소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은 설명일 뿐 내부적으로는 대선때 전면에서 뛸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번 인선에서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김원길 정책위의장과 유재건 비서 실장의 기용이다. 당직인선이 있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던 김 의원은 이 번에도 일찌감치 정책위의장감으로 점쳐졌지만 김상현 의원계라는 점에서 다소 거북한 인물로 받아들여졌었다. 그러나 김 총재는 비주류 인사에 대 한 포용원칙 이외에도 김 의장의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능력 등 실물경제통 이라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임채정 의원은 정책위의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으나 정세분석실장으 로 낙착됐다. 무게를 따지기보다 임 의원의 정치적 판단력과 폭넓은 시야 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유재건 실장의 발탁은 박지원 총재실 특보의 임명과 함께 특별히 눈길을 끈다. 비록 초선이지만 부총재를 맡고 있는 중진급인 유 실장의 기용은 일단 파격적이다. 유 실장이 유명 텔레비전 토론 사회자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비서’ 기능보다는 앞으로 본격화될 텔레비전 토론 등 에서의 ‘분신’ 역할을 맡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지원 특보는 비서실장 자리를 강력히 희망했으나 전원교체 방침에 따라 총재실 특보를 신설해 옮겨갔다. 유 실장이 공식적인 비서실 업무를 맡는 다면 박 특보는 주로 비공식적인 언론창구나 총재 개인보좌역 등의 구실 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조 사무총장은 일찌감치 하마평에 올랐다. 3선급 중 당무와 선거에 정통하고 장악력이 있어 선거 때 총장감으로 적임이라는 평을 받았다. 충 성심이 강하고 호방하지만 마음이 약한 것이 흠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무총장은 안동선 이협 의원 등이 막판까지 경합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 졌다. 안 의원은 지난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흡을 맞춘 이종찬 부총재가 강력히 천거했고, 이 의원은 전북 배려 차원에서 막판까지 거론됐다는 후 문이다.

장성원 기획조정실장의 기용은 무명의 초선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 여지지만 그의 성실성과 기획력을 볼 때 돋보이는 인선으로 평가된다. 임 채정 정세분석실장과 함께 장 실장은 동아일보 출신이다.


야권단일화 추진위도 가동 범야권 단일화도 추진

정동영 대변인은 일찌감치 유임으로 점쳐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진 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이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에게 친 숙하다는 강점에도 정치경험이 짧은 점 등으로 인해 김 총재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한때 추미애 의원 과 함께 ‘공동대변인제’를 운용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으나 막판에 번복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당직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6월중으로 이종찬 부총재를 정점 으로 하는 대선기획단도 곧 발족할 예정이다. 김 총재는 대선때까지 조세 형 총재권한대행에게 당무를, 이종찬 부총재에게 선거관련 각종 기획을 전담시키는 `투톱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선기획단에는 대변인실, 홍보위, 기획조정실, 정세분석실, 비서실 등 기획관련 5개 조직이 편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당직인 선으로 해체된 특보단 멤버들은 대선기획단에 들어가 역할을 부여받게 될 전망이다. 국민회의는 이와 함께 한광옥 부총재를 중심으로 하는 야권단 일화추진위를 발족시켜 자민련 및 재야 등 범야권의 단일화 작업에도 박 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백기철 기자/ 한겨레 정치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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