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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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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계야구계의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선동열(왼쪽)과
박찬호(오른쪽)가 `코리안 특급'의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력보충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확실히 달라졌다.”
한국의 국보급 투수인 선동열(34·주니치 드래곤즈)과 박찬호(24·LA 다 저스)의 최근 활약상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오곤 한 다. 한명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현해탄을 건너 일본의 나고야로, 또 한명은 가능성 하나만으로 태평양 너머 로스앤젤레스로 향한 지 각각 2년 과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적지 않은 좌절도 겪었지만 이들에게 있어 97년은 결코 잊지 못할 해로 장식되고 있다.
홈런 한방 안맞은 선동열은 공포의 대상
5월30일 현재 선동열은 17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15세이브를 구가중이다 . 이때까지 주니치가 22승을 기록하고 있으므로 팀 승리의 70% 이상을 선 동열이 뒷바침한 셈이다.
15세이브 포인트로 센트럴리그 구원투수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선동열의 투구내용을 살펴보자. 21이닝에 피안타 20개, 사사구 6개, 피홈런 하나도 없이 2실점(2자책점)으로 방어율 0.86을 기록중이다. 게다가 삼진은 이닝 당 한개꼴인 21개를 잡아내고 있어 전통적으로 타격이 강한 센트럴리그의 강타자들로부터 가장 무서운 투수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 극도의 난조를 보였던 선동열은 최상의 몸 컨디션을 바탕으로 최고의 마무리투수라는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페이스를 지켜간다 면 올 시즌 구원투수상은 물론이고 외국인으로서 MVP까지도 노려볼 만하 다.
박찬호는 비록 선발투수로는 적은 승수인 3승(2패)만을 기록하며 버겁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지만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면 다저스의 다른 선발투수 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11경기에 등판해 3승2패, 방 어율 3.04.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진에 합류한 것치고는 만족할 만하 다. 팀의 에이스인 노모와 마르티네즈가 각각 5승4패(방어율 3.58)와 4승 3패(방어율 3.49)를 기록중이고 3승5패(방어율 2.25)의 발데스와 3승3패( 방어율 3.05)의 아스타시오가 박찬호와 함께 다저스의 선발투수진을 책임 지고 있는 걸 보면 선전임에 틀림없다.
박찬호의 기록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피안타율이다. 5월30일 현재 피 안타율 0.195로 다저스 내에선 단독 1위,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전체 3위 에 해당할 만큼 우수한 성적이다. 우수한 선발투수라 함은 주자를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내보내고 팀이 득점할 때까지 적은 점수를 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선발투수로서의 박찬호는 합격이라고 할 수 있다.
선동열의 경우 구원투수 가운데서도 마무리투수로서 팀이 한두점차 앞선 상황, 특히 안타나 홈런 한방이면 언제든지 경기가 역전될 수 있는 긴박 한 상황에서 등판해 승리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매일 등판준비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선동열은 이같은 어려움을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이겨내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 던 포크볼과 체인지업 등도 간간이 구사할 만큼 신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타자들을 상대하는 특유의 배짱과 자신감도 그의 큰 무기이다. 다만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정신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티다.
박찬호 제구력과 체력보강 시급
박찬호는 주무기인 155km에 육박하는 강속구 외에 최근에는 커브와 체인 지업도 구사하고 있다. 박찬호의 긍정적인 성격 또한 위기 상황에서 한몫 하고 있다. 그러나 제구력 부족은 시급히 보강돼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이들 두 ‘코리안 특급’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체력이 다. 선동열의 경우 34세라는 나이가 말해주듯 체력 문제는 심각하다. 올 해만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 경기에 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져야 할 것 이다. 또 지금과 같은 자세를 흐트리지 말고 집중력을 계속 유지해 나가 야 한다.
전체 일정 중 30% 정도를 소화한 박찬호는 체력저하에 따른 투구 밸런스 의 붕괴로 지난해에 비해 많은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사 사구를 내주기보다는 정면승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5월30일까지 11 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을 분석해 보면 1회와 6회 이후에 홈런 을 대부분 허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집중력이 생기기 전인 경기초반 과 투구수를 80여개 넘긴 6회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에 따른 것이다. 기 술습득 못지 않게 체력보강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 로 박찬호에게 부탁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야구 외적인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박찬호가 보기 드문 미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일성/ 야구해설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