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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칼럼 |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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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WORLD, Second Toughest In The Infants
테크노=‘댄스’음악? 옳다. 정확히 말하면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이다 . 그런데 이 댄스음악은 잘생긴 오빠들이 나와서 춤을 ‘시범’하고 노래 ‘도’ 부르는 ‘한국형 댄스가요’와는 좀 다르다. 댄스음악에도 나름대 로의 품격이 있는 것이다.
이상열기를 몰고 온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마지막 장면을 인상깊게 본 사람이라면 언더월드라는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붐-붐-붐-붐 거리면서 거칠게 휘몰아치는 반복적 비트, 반복되는 신시사이저의 시퀀스(sequence , 音列), 파편적으로 들리는 ‘진짜’ 기타와 보컬 등이 음색과 텍스처를 점진적으로 혹은 급격하게 변화시키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곡 <본 슬리피>(Born Slippy)는 영국 잡지들에 의해 올해의 싱글로 선 정되었고, 미국의 ‘여피용’ 평론지 <롤링 스톤>마저 1996년 최고의 일 렉트로닉 아티스트에 이들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테크노의 정박의 비트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케미컬 브라더스의 넘 실거리는 브레이크비트에 몸을 맡겨보아도 좋을 것이다. 브레이크비트란 ‘쿵-따쿵 쿠-쿠쿵 딱쿵(역시 말로는 안 되네)’하는 힙합의 비트다. 이 넘실대는 브레이크비트를 더욱 복잡하게 변형시키고 시퀀스의 진행 또한 재치있게 변형시키는 이들의 음악에서는 밴드 이름처럼 힙합과 테크노가 화학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아시스의 리엄 갤러거를 보컬로 초빙한 &l저무 는 해>(Setting Sun)는 ‘테크노는 멜로디가 없어서 재미없어’라는 사람 마저 배려한 듯하다. 기계로 만든 음악이라도 이 정도면 가히 ‘작가’라 고 할 만한다.
테크노 음악이 어떤 문화적 의미를 동반하는지는 다른 기회로 미루자. 단 지 요즘 ‘뜨고 있는’ 이들에 대해 “입을 안 벌리고 팝 스타가 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도 골백번 들은 단어들로 이뤄 진 가사로 입 벌리는 흉내를 내면서 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골백번 낫다. 또 언어로 의사소통한다는 게 생각처럼 그리 쉬운가… 그럴 때는 ‘말’ 이 필요없이 “Shouting LagerLagerLagerLager…”(<본 슬리피>의 보컬… 아, 이거 절대 맥주광고 아닙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