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경제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한겨레21

보험은 영원한 등불?

(사진/보험은 중도해약률이 높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저축성보험 가입자들은 최소한 3년을 불입하고 해약하는 게 좋다.)

보험에 가입했다가 만기가 되기 전에 중도 해약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 다.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 신중하게 판단하고 보험을 들기 보다는 아직도 친지의 권유 때문에 마지못해 보험에 드는 사례가 많기 때 문이다. 실제로 올 2월 말 현재 국내 생명보험계약 중 1년 이상 보험료를 계속 낸 비율은 전체계약의 56.1%에 불과했다.

그러나 보험을 중도 해약하려면 다른 금융상품을 중도 해약할 때와는 달 리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보험을 중도 해약할 때 받게 되는 해약 환급금은 상품가입연령, 성별, 불입기간, 계약금액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 지만 대부분 이미 납입한 원금보다는 적다. 보험의 고유특성인 보장기능 이 해약환급금 산출에 포함돼 이미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해약 전까지의 보장부분이 공제되기 때문이다.


약관대출 활용하면 손해 덜 수도

저축성보험에 들었을 경우 원금을 그대로 되찾으려면 최소한 3년 정도는 계속 불입해야 한다. 또 연금보험은 8년, 보장성보험은 10~15년 정도는 돼야 원금 이상을 되찾을 수 있다. 보장성보험에 가입해 3년 정도 지났다 면 원금의 30%를 되돌려받는 게 고작이다. 따라서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 험을 해약할 경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해약환급금이 원금총액의 8 0%를 넘어설 때까지는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저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만일 의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새로운 생명보험상품 이 쏟아져 나오면서 예전에 들었던 보장성보험을 해약하고, 자신의 상황 에 맞춰 보험료가 적고 보장은 큰 새 보험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많 다. 보험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예전에 들었던 보험이 자신의 상황에 잘 맞지 않고 보장도 적다면 이미 부어놓은 원금을 상당부분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새 보험상품에 다시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연금보험이나 저축성보험이라면, 보험을 해약하기 전에 약관대출제도를 먼저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험회사는 고객이 대출을 요청하는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환급금 총액의 90%까지 대출을 해준다. 대 출이자율이 12%대로 다른 금융권에 비해 매우 싸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대출기간은 한달이지만 이자를 납부하면 카드론처럼 기간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대출을 받은 뒤 나중에 보험을 해약할 경우에는 대 출금을 갚지 않고 해약환급금에서 대출금을 뺀 만큼만 돌려받으면 된다. 친지의 권유 등으로 마지못해 보험에 들었다가 1~2개월 만에 보험료납입 을 중단해 계약이 자동으로 실효된 경우에도 이미 낸 보험료는 되돌려받 을 수 있으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알면 미래 보장

보험은 언제 드는 것이 좋을까? 보험료는 피보험자가 사고를 당할 확률에 따라 결정된다.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은 만큼 보험료가 올라 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보험은 젊은 나이에 드는 것이 나이 들어 드 는 것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보험료가 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 니다. 보험료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확률표는 어느 보험회사든 똑같기 때문이다. 상품마다 보험료가 다른 이유는 보험혜택이 달라서다. 무조건 보험료가 싼 것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험상품을 골라야 한다. 보험 기간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보장성보험이라면 길게 잡는 것이 좋다. 중 간에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 보험혜택을 받은 뒤, 만기가 돼 새로 보험에 들려고 하면 보험료가 크게 올라버리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보험기간에 따라서 적용되는 이율도 조금 다르다. 5년만기짜리가 3년만기 짜리보다 연 2%정도 이자율이 높다. 연금보험은 가입자가 오래살수록 유 리하기 때문에 평균수명이 긴 여성계약자라면 종신계약이 좋다. 장기적으 로 물가가 오를 것에 대비해 물가연동특약을 신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험료를 싸게 하는 방법도 찾아보면 많다. 생명보험은 보험료를 조금만 더 내면 부부가 모두 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부부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 생명보험은 보험료를 금융기관을 통해 자동이체시키면 보 험료를 0.5∼1% 깎아주고,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 5명 이상이 들어도 단체할인으로 1∼2%를 추가로 할인해 준다. 최근에는 컴퓨터통신을 이용 한 직접판매제도가 일부회사에서 등장해,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보 험상품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보험상품을 스스로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보험을 들고 난 뒤 아무래도 보험상품을 잘못 선택했다 싶으면 보험상품 을 바꿀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몇몇 회사에서는 설계사의 설명부족 등 으로 상품선택에 하자가 있는 경우 가입한 지 6개월 이내에는 새 상품으 로 아무런 손해없이 바꿔주는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고 앞으로는 다른 회사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남구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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