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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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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형 개인용 컴퓨터의 화상혁명이 이뤄지고 있다. 팬티엄 칩보다 빠른 속도와 수행능력이 크게 보장된 인텔사의 펜티엄 MMX 마이크로 프로세서.)
먼지를 막는 크린룸에서 방화복처럼 생긴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골똘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잠시 뒤 분위기는 바뀌어 공장 안의 사람들은 브 레이크댄스와 노래를 부르며 생산 라인에서는 MMX라는 마크가 찍힌 반도 체가 나온다. 저녁 뉴스 시간이나 드라마 시작하기 전 황금시간대에 방영 되는 인텔사의 MMX 중앙처리장치(CPU) 광고다.
CPU란 개인용컴퓨터(PC)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모든 자료를 계산하 고 정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문 분야에서나 필요한 개념이다. 사실 그 동안 일반인들은 CPU의 구조와 원리·생김새를 알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CPU가 대중을 상대로 한 광고의 대상이 된다. 얼마나 중요하기 에 비싼 돈을 들여가며 광고까지 하는 걸까?
그래픽·사운드 카드 무용지물 된다
인텔사는 PC의 CPU를 제작하는 반도체 회사로 PC용 CPU인 286, 386, 펜티 엄 CPU가 주력 상품이다. MMX CPU란 이런 인텔사에서 만든 MMX기술을 탑 재한 새로운 CPU를 말한다. MMX는 MultiMedia Extension의 약자로 3차원 그래픽, 동영상, 사운드, 음성인식과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를 빠르게 처 리하는 기술이다. 목적은 물론 컴퓨터 성능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럼 기존의 일반 CPU가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잘 처리 못했던 것일까? 아 니다, 충분히 처리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복잡하고 방대한 멀티미디어 데 이터를 계산하려면 CPU에는 엄청난 부하가 걸린다. 기존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래픽카드나 사운드카드가 역할을 나누어 맡았다. 하지만 MMX 기술이 탑재되면서 CPU 자체만으로도 어떤 복잡한 데이터도 넉넉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인텔쪽 설명이다.
MMX는 엄청난 개량의 결과물이다. 우선 회로상으로 고밀도 집적됐다. 기 존 펜티엄 CPU가 3백30만개의 트랜지스터 집합체였던 데 비해 MMX CPU는 무려 1백20만개나 추가된 4백50만개 정도의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져 있다. 엄지손톱보다 작은 칩 안에 4백50만개의 전자 부품이 들어가 있다는 소리 다. 또한 캐시라는 일종의 내부 메모리도 두배로 늘어났다. 그만큼 계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용적으로는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계산하는 명령어가 57개나 추가되었다. 예를 들어 비디오CD를 보려면 1초에 30컷이나 지나가는 압축 된 화면을 한 컷씩 풀어서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과거에는 엠펙(MPEG ) 카드라는 전문 장비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MMX CPU는 곱셈과 덧셈을 동시처리하는 곱합(PMADD)이란 자체명령어로 빠른 압축·재생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MPEG 카드가 필요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동시에 여러 데이터 의 계산을 반복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단일 명령 다중 데이터(SIMD·Sing le Instruction Multiple Data) 기술도 속도를 부쩍 높였다. 이로 인해 일반 데이터의 경우 같은 속도의 CPU보다 10% 정도 빨라졌으며, 멀티미디 어 데이터를 처리할 경우 2배에서 5배까지 빨라진다고 한다.
MMX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고성능의 값비싼 그래픽카드나 사운드 카드는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 결국 PC 제조원가를 줄이면서 고성능의 PC를 제조하는 일거양득이 된다. 그러므로 MMX 기술이 PC 환경, 나아가서 는 미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흔히 영화나 광고에서 보는 화상회 의나 원격 제어가 당장 실현될지도 모른다.
인텔사가 MMX를 발표하기 전부터 많은 PC 메이커는 MMX CPU와 손을 잡으 려 했다. IBM, 컴팩, 휴렛패커드, 에이서, AST, 도시바 등 세계의 유명 업체에서 앞다투어 MMX를 채택할 움직임으로 보였고 MMX CPU가 발표되자 마자 바로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업체 입장에서는 비싼 확장카드가 할 일을 MMX CPU 혼자하므로써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고, 신제품이라는 미 끼로 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외국에서뿐 아니다. 어느 새인가 국내에서도 MMX PC가 등장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삼보컴퓨터 등의 메이저에서 두고정 보통신, 나진컴퓨터랜드 등 군소업체까지 모두 MMX PC를 판매하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MMX CPU를 탑재했다는 것을 선전 문구로 삼았지만, 이제 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 차세대 PC 기술을 접목시켜 마치 우주 저 편에서 날아온 새로운 물건처럼 야단들이다.
하지만 ‘미래의 PC 환경을 바꿀’ 이 기술에도 부정적인 견해가 없는 게 아니다. 즉 현재의 MMX 기술로는 꿈의 성능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명령어 중 곱셈 후 뎃셈 기능이 16비트에서 이루어져 실시간 3D 기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는 MMX2에서 기대를 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MMX CPU라고 해서 어떤 주변기기도 필요 없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기본 적인 주변기기는 있어야 하며 단지 그들을 대신해 속도를 향상시켜줄 뿐 이다.
MMX 기술 체감은 아직 이르다
또한 MMX 기술을 토대로 만든 PC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사용할만한 소프 트웨어도 아직 20여종이 채 안 된다. 업체에서 끼워주는 소프트웨어는 한 두종밖에 없으니 MMX의 기술을 체감하기엔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이 게임이나 CD-ROM 타이틀이다. 간간이 그래픽용 툴 이 선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MMX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 은 올해를 넘겨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이 때문에 전자상가에서는 MMX PC의 판매가 부진하다고 한다.
어쨌든 MMX는 그 자체로 볼 때 획기적이며 발전 가능성있는 기술이다. 현 재 각 업체마다 MMX를 채택하고 있는 것을 봐도 조만간 업계표준이 될 것 이며 다음 버전에서 미흡한 부분이 보완된다면 PC 생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효진/ 월간 하우피씨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