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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재벌 |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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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항덕 그룹 부회장(왼쪽)과 손길승 SK텔레콤 부회장.)
선경그룹은 지난 3월21일 계열사인 한국이동통신의 이름을 SK텔레콤으로 바꾸며 그룹 차원의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에 착수했다. 2단계로 올 10 월부터는 그룹의 간판사인 유공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SK(주)로 이름을 바꾼다. 12월3일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슈펙스 선포일에는 3단계로 CI선포 식과 함께 그룹명을 선경에서 SK로 바꿀 것을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는 나머지 계열사의 이름도 (주)선경은 SK상사, 선 경인더스트리는 SK화학(또는 SK케미칼), 선경건설은 SK건설 등으로 모두 바뀐다.
CI 착수를 계기로 그룹 안에서는 김항덕 그룹 부회장(겸 유공 부회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부회장(겸 그룹 경영기획실장)간의 파워게임에서 손 부 회장이 이겼다는 소문이 흘러 나왔다. “CI작업은 지난 96년 초 최종안이 마련돼 최종현 회장에게 보고까지 됐으나 김 부회장의 반대로 1년여 동안 시행이 유보됐다. 김 부회장은 당시 `유공은 국내 정유업계 1위의 파워브 랜드인 반면 선경은 경쟁상대인 LG에 밀리는 브랜드여서 유공을 SK로 바 꾸었을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론을 폈다.” 그룹 경영기획실 관 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CI를 통해 주도권을 쥐려는 손 부회장에 김 부회장쪽 이 제동을 걸고 나왔다는 분석이 무성했다. “두 부회장간의 파워게임은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부회장은 줄곧 손 부회장이 맡고 있는 그룹 경영기획실이 제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을 해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선경과 선경인더스트리에서 주로 충원됐던 경영기획실 직원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유공 출신으로 대부분 바뀌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 금도 내부 신경전이 치열하다고 한다.
두 부회장간의 경쟁은 결국 `‘누가 킹메이커가 되느냐’의 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의 ‘은퇴’를 앞두고 그룹의 후계구도를 결 정해야 하는 격변기에 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들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2세들이 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일정기간 전문경 영인을 회장으로 하는 과도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두 사 람의 파워게임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손 두 부회장은 서울대 상대 동기다. 한때 이순석 전 (주)선경 사장과 함께 그룹의 트로 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의 한 관계자는 “두 부회장간의 암투설은 말 만들기 좋아하 는 사람들이 부풀린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