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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1997년06월12일 제 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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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강경론을 주도해온 이한동 고문을 5월31일 인사동 개인사무실에서 약 1시간 동안 만났다. 과 거와 다른 전혀 다른 이런 자세의 귀결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다짜 고자 ‘탈당을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그러나 “나의 17년 정치 역사를 보라”며 “정치세계는 합의문조차 뒤집히는 것이 현실 ”이라는 알쏭달쏭한 답변으로 피했다. ` 대담=김종철 기자
-김 대통령의 5월30일 대선자금 담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92년 대선자금 문제는 여당과 야당 사이의 껄끄러운 정치현안이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사이의 문제다. 그런 생각에서 나는 정치권이 당리당략이 나 정당적 차원을 초월해서 국민들이 갖고 있는 모든 의혹과 떠도는 루머 등을 국회 안에서 머리 맞대고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선자금 국정조사 주장은 그런 맥락에서 제기했다. 그런데 당 총재가 심 각하게 고뇌한 끝에 미래지향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제 그것이 우 리 당의 당론이 됐다. 당원은 당론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주장해온 대선자금 국정조사는 철회한 것인가.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당론이 이렇게 정해진 이상 당론을 중심으로 당 소속 의원들이 힘을 합해서 나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해명없이 정치적 논란이 가라앉겠는가.
=국민들이 대통령의 담화를 이해 못하고 있고, 그간 비등했던 여론이 진 정되지 않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당에서 국민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회창 대표의 대표직 사퇴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의 취임 뒤 당무 수행을 보면 난마처럼 얽힌 정치현안과 국정의 어려운 문제들을 풀기 위한 노력보다는 경선에 대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특보를 별안간 10여명 임 명한 것이라든지 정국이 어려운 상황에 중국을 갔다온 것이나, 중간 당직 자들이 경선에 도움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등등이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 다. 이 대표 스스로도 지난 3월 경선에 나갈 사람이 대표가 돼선 안 된다 는 주장을 했다. 나도 그때 그 주장에 공감했다. 이 대표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보는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당헌이나 당규상 언제부터 경선국면이 시 작되는 시점인지에 대한 판단이 잘 안 서지만, 본격적인 경선운동에 들어 갈 때는 그만둬야 한다고 본다. 지구당 개편대회에 들어가기 전에는 돼야 할 것이다.
-공정성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다른 문제는 없는가.
=글쎄, 총재는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이는데, 그 외에 공정성을 해칠 몇가지 일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당내 다수파인 민주계가 뭉쳐서 킹메이커를 지향하고 있는데.
=지금 정발협이 중립 표방하면서 이런저런 인연을 따져 행동을 같이하자 고 하는 것이 공정성을 해친다곤 보지 않는다.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들의 자유입장에 따라 하는 것을 제3자가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라고 본 다.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경선에 불복하겠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박찬종 고문이 그랬겠지.
-요즈음 이 고문이 평소답지 않다는 말이 있다. 탈당 가능성도 나돌고 있 다.
=왜 그렇게 보는가.
-당 총재가 당의 혼란을 책임져야 한다며 김 대통령까지 공격했지 않은가 .
=그것은 당연히 할 말을 한 것뿐이다. 특별한 의지를 갖고 한 것은 아니 다.
-경선 불참과 또다는 정치적 선택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내가 지난 17년 동안 정치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알 것이다.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가. 원칙과 순리가 존중되지 않았을 때 는 어떻게 하겠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나는 안 간다.
-경선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승복하겠다는 뜻인가.
=그런 질문은 할 필요가 없다. 설령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어 느 후보가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겠는가. 성문화된 정치적 합의까지도 뒤집는 게 우리 정치세계다.
-정치적 비전을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다. 2002년을 전후로 해서 국민 1인당 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만들어 모든 국민의 중산층화를 달 성하겠다. 그래서 자랑스런 중산층 시대 열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남의 당 일을 말하는 게 온당치 않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기억에 남는 책과 감명깊게 본 영화는.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이야기>를 4권째 보고 있는데, 로마의 웅장 한 역사를 소설적으로 재미있게 썼더라. 영화는 소외된 젊은이들의 애환 과 비극을 다룬 <초록물고기>를 최근에 괜찮게 봤다.
대담=김종철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