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민주택시 1등 서비스 기대하세요

지난 5월20일 광주 금남로에는 전국에서 온 택시노동자 4천여명이 2백여 대의 택시와 30여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행진을 벌였다. 17년 전인 80년 바로 이날 택시기사 등 운수노동자들이 차량으로 계엄군의 저지선을 뚫어 광주항쟁의 새로운 도화선을 마련한 것을 기념해 당시 상황을 재연한 것 이다. ‘민주 택시기사의 날’이기도 한 이날 행사는 한국노총 산하의 전 국택시노동조합에서 분리를 선언한 뒤 민주노총 가입을 결의하고 나선 민 주택시노동조합연맹(민주택시노련)의 출범식을 겸한 것이었다. 강승규(40 )씨는 이 연맹의 초대위원장이다.

“광주항쟁의 정신으로 노동자가 주인되는 민주노동조합운동을 벌이겠다 는 뜻으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광주시민들도 우리의 뜻을 이해하고 열 렬히 환영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민 주택시 연맹은 현재 서울, 인천, 광주, 대구 등 전국 대도시 중심의 큰 택시회사들을 중심으로 3백여개 업체 3만5천여명을 아우르고 있다.

그가 택시노동자가 된 것은 지난 83년이다. 단위노조 간부와 서울지부 위 원장을 지내면서 두 번이나 구속되기도 했다. 15년째 택시노동자의 열악 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워왔지만 본질적인 문제들은 그대로라며 안타 까워한다. “11명의 택시노동자들이 자신의 몸을 불사르면서까지 주장했 던 완전월급제는 요원하고, 사납금제는 철폐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친절 이라는 오명을 씻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판매하려면 완전월급제는 필수적 입니다.”

민주택시노련의 최대 당면 사업이 ‘완전월급제’라고 말하는 그는 이번 만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한다. “택시의 주인인 시민과 연대해서라도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김창석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