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한겨레21

단전호흡 무료수련 성황

“자, 숨 들이마시고… 내쉬고… 다시 한번 숨 들이마시고… 내쉬고….” 젊은 강사의 구령이 계속 이어진다. “이번에는 손을 깍지 끼고, 숨을 꾹 참으면서… 있는 힘껏 높이 올립니다, 이아아아….” 그 호흡과 동작을 한꺼번에 따라가는 80여명의 중년남녀들. 표정이 하나같이 진지하기만 하 다.

서울 효창공원 김구 동상 아래 숲속. 이른 아침 6시반 이곳에선 어김없이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벌써 3개월째다. 언뜻 보면 맨손체조를 하는 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뭔가 다르다. 두손으로 자신의 가슴 을 두드리며 난데없이 함성을 내지르거나, 배를 수축시키는 모습은 조금 생소하다. 눈을 감은 채 양 손바닥을 마주대고, 벌렸다 오므렸다를 되풀 이하는 것도 그렇다. 다름 아닌 단전호흡 공개수련 현장이다.

숨쉬기·항문조이기에 지감수련까지

효창공원뿐이 아니다. 지금 전국 각지의 공원과 공터, 야산 등 무려 6백 여곳에서 이와 비슷한 수련이 매일 아침 벌어진다. 기공과 단전호흡 수련 단체인 ‘단학선원’이 수련법을 대중적으로 보급하고 국민건강에 기여한 다는 취지 아래 지난 3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행사다. 물론 누 구든 무료다. 현재 1만5천여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단학선원쪽 은 집계하고 있다.

효창공원에서 수련을 지도하고 있는 이강용(32·서강대 박사과정)씨는 “ 반응이 아주 좋다”고 자랑한다. “주로 중년 아주머니들이 많은데, 기분 이 맑아지고 너무 상쾌하다고들 하십니다. 맨처음 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백명이 넘을 때도 있습니다.” 연령층은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수련은 한 시간 동안 주로 도인체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도인체조란 단 전호흡에 들어가기 전 몸을 끌고당겨(導引) 이완시키는 기본수련 동작들 을 말한다. 숨쉬기, 무릎운동, 온몸 비틀기, 전신조타, 장운동, 항문조이 기 등 동작은 무궁무진하다. 수준을 조금 높여 양 손바닥 사이에 기운을 느끼는 지감수련과 명상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단학선원쪽은 “어렵거나 큰 인내를 요하는 행공동작들은 피하고 있다”고 전한다.

효창공원에서 3개월째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춘자(42)씨는 “몸이 가 벼워졌다”고 활짝 웃는다. “변비로 고생을 했는데 말끔히 없어졌어요. 처음 참여할 때 몸을 두드리면 아프던 부위의 통증도 사라졌구요. 덕분에 마음의 평화까지 얻고 있습니다.”

서양체조가 근육강화에 중심을 둔다면, 도인체조는 의식과 호흡을 동작과 일치시켜 몸에 뭉쳐 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도와준다는 게 강 사들의 설명이다.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을 근본적으로 고쳐준다는 것이다 . 그래서 도인체조를 꾸준히 하면 관절과 내장이 튼튼해지고 척추가 바로 잡힌다고 한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강사 대부분이 직장인들로 ‘사회봉사’ 차원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 역시 건강문제로 이 수련을 시작해 몸 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내가 얻은 좋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 고 싶은 게 수련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랍니다… 물론 쑥스러워 처음엔 많 이 망설였어요.”

단학선원쪽은 공원수련을 계속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단학선원 홍보팀 노경민(29) 대리는 “1천곳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귀띔한다. 누구 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아주 쉽게 도인체조를 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의 하나로 정착시키겠다는 뜻이다.

6월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 한번쯤 큰맘 먹고 일찍 일어나 가까운 공원에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수련장소 문의 02-407-9999 단학선원).

고경태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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