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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엽서 |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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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심판이 김 대통령 기다린다
커버스토리 ‘김 대통령 하야 대논쟁’에서 국민의 31.3%가 정치도의적 사퇴를 요구한 사실은 표류하는 국정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그럼에도 김 대통령은 현 상황을 구렁이 담 넘듯 어물쩡 넘어가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국민의 80% 이상이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 당시 자료가 부실하다는 이유만으로 공개를 거부했다. 어디 그뿐인가. 고위공직자 사정으로 무너진 권위를 회복하려는 얕은 수를 사용하고 있다 . 지금의 국면은 김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경제가 무너진 지 오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더해 가는 가운데 김 대통령은 거센 하야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 결단을 해야 마땅하다. 명 명백백하게 대선자금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은 용서받지 못한 탈법자를 대통령으로 두고 싶지 않다.
유지훈/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1가 벽산아파트 103-1204
신한국의 용들은 진실 밝혀라
김 대통령의 하야문제와 관련한 신한국당 대권주자들의 태도는 실망스럽 기 그지없다. ‘헌정질서의 유지’라는 지극히 당위론적인 내용으로 국민 을 설득할 수 없다. 대선자금 문제를 교묘히 비켜가려는 대권주자들의 태 도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회창 대표는 처음엔 ‘대선자금 공개’를 표명했다가 이내 말을 바꾸고 이제는 대선자금 정국의 방패 노릇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 민 주권에 대한 도전행위라 할 수 있다. 대권에 도전하는 용이라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대선자금 공개를 내세우지 않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아직도 김심에 의지하겠다는 것인지…. 대선자금을 이대로 덮어 둔다면 날치기 정국과 같은 국민적 저항이 없으리라 볼 수 없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 이제라도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김솔이/ 전북 군산시 조촌동 삼성아파트 나-1207
패션산업의 토대 닦아야 한다
특집 ‘패션, 반란을 꿈꾸는 고독한 전쟁터’를 의류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의미있게 읽었다. 패션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는 거대한 산 업으로 그 나라의 문화 척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산업에 주목하지 못하고 한국적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외국디자인 베끼기에 급급한 실정이 아닌가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학교 하나 없는 실정에서 거대한 산업을 육성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 래도 패션계에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을 대 표하는 정상급 디자이너 3인을 소개했는데, 그것보다는 젊은 도전자들을 내세웠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의 패션 전쟁터는 명장보다 강 한 병사들에 의해 군사력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무용/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일터를 찾는 사람에게 희망을…
르포 ‘불황이 지옥 같은 인력시장’은 보고 싶지 않은 기사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피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상 유례없는 불황의 위기를 맞아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이 찾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별한 전 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인력시장이 ‘마지막 비상구’일 수밖에 없다 . 매일 일할 수 없는 처지라서 일당을 두둑히 받아야 하지만 지금의 현실 은 일감도 없고, 일당도 떨어지는 추세라서 안타깝기만 하다. 이렇듯 굶 주린 배를 움켜줘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데도 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 이지 않고 있다. 여·야 영수회담의 결과로 만들어진 ‘경제 대책회의’ 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실업자에 대 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가운데 대권놀음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권일지/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범물에덴타운 102-208
비트세대에게 양질의 정보 제공
신세대들이 왜 논리에 질색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매료되는가에 대한 기성 세대들의 반성과 통찰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는 우리 다라는 식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심각한 세대간 단절로 인한 위기감엔 공감하면서도 그것을 하나의 자연발생적인 문화현상으로 치부하려는 경향 이 있다. 기성세대가 여과없이 토해내는 엄청난 양의 감각적이고 자극적 인 저질의 쓰레기 정보에 중독돼 저들의 이성적인 사고체계가 마비되고 파괴된 것은 아닐까. 오늘날의 세계는 결코 가벼운 세대가 아니다. 폭발 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 더욱 복잡해져 사회구조를 제대로 체득해야만 살 아갈 수 있다. 이는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치열한 이성적 사색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각자 개성을 잃고 파편화 돼, 결국 사회전체도 구심점 없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되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비트세대에 담보로 잡혀 있다. 어차피 그들이 21세기 의 정치·사회·문화 등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 진 그들이 미래사회에 대한 청사진을 올바로 그릴 수 있도록 양질의 정보 를 공급하는 게 기성세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조병훈/ 경북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 도산면사무소
작은 권리 찾는 이에게 박수 보낸다
늘 그렇지만 <한겨레21>을 접하게 되면 삶에 희망이 넘친다. 보수언론의 호들갑 떠는 소리에 진절머리나는 이 시기에 또다시 <한겨레21>이 ‘작은 권리찾기운동’을 시작한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정치적 무기력 , 경제적 불황, 논리와 객관적 판단기준이 무너진 해체시대 문화의 소용 돌이 속에서 삶의 질은 우리 주변의 사소한 모순과 억압을 해결하는 작은 관심과 실천에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잘살아 보고자 했던 지난날의 헛 된 꿈이 본연의 권리를 억압해온 터여서 작은권리찾기운동은 매우 시의적 절하고 적극적인 방안이다. 그리고 김경남씨의 외로운 투쟁에 박수를 보 내고 싶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가장 원초적인 게 아닌가. 그리고 절차와 과정이 중시되지 않는 사회에서 순리와 합리적 판단이 통 하는 사회를 이룩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
김남철/ 전남 여수시 둔덕동 주공아파트 6-501
한국의 누드모델은 왜 찬밥인가
노랑나비 날갯짓에 온나라가 휘청댄다는 이미지21의 기사내용에 속이 후 련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누드모델에 대해 이렇게 관대하고 자랑스럽게 여겼던가. 누드모델이라면 색안경 끼고 보던 우리의 시선이 미국 의과대 에서 좋은 학점을 받았다는 이승희씨만은 곱게 보고 있다. 방송뉴스에서 그의 귀국을 전국민에게 알렸을 때 어처구니가 없었다. 누드모델 이승희 씨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 대한 한국인의 과장된 반응과 언론의 호들갑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쌀밥을 먹 으면서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았던 한국의 누드모델들은 얼 마나 서러웠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온다.
이은정/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01-4 금강빌딩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