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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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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근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충청세력에 대한 공세는 TK 내의 단일화우선론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철언 부총재(가운데)가 있다.)
자민련 내 TK(대구·경북)세력들이 심상치 않다.
최근 들어 삼삼오오 모임이 잦아지는가 하면 독자세력화니 탈당이니 하는 `‘작심’한 듯한 발언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자민련 안에서 TK세력 들과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충청세력이 삐걱거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갈등은 그 양상부터 사뭇 다르다. 과거의 갈등이 당운영 방식이나 당직배분을 둘러싼 `‘밥그릇싸움’의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의 갈등은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노선갈등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TK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김종필 총재와의 결별을 전제로 한 독자세력화의 방 안도 거론하는 등 성급한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DJ건 JP건 쥐만 잡으면 된다?
TK의 이런 움직임은 오는 6월 자민련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져 나왔다 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자민련 전당대회는 김종필 총재의 독자출마 여 부와 대구·경북세력의 앞으로 행보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 이다.
TK의 행보에 온통 당내의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출신 의원 들은 지난 5월24일 대구에서 모임을 갖고 야권후보 단일화문제와 앞으로 진로 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는 자민련 TK출신 의원 9 명 중 해외에 나가 있는 안택수 의원과 개인적인 약속을 이유로 불참한 박준규 김종학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 4월17일 TK의원 모임에 이어 한달여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TK의원들은 이날 모임에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단일화가 성사돼야 하며 이를 위해 자민 련은 물론 국민회의쪽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진행하는 등 앞으로 행동통일 을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후보단일화 등에 대해서 는 미묘한 의견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K의원간에는 야권후보단일화와 대선정국 참여방식을 놓고 크게 두 갈래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일화우선론’과 `‘내각제중심론’이 그것이다.
단일화우선론자들은 오는 12월 대선에서의 야권후보 단일화성사를 당면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수평적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매우 높게 평 가하고 있으며 국민회의쪽에 대한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 박준규 최 고위원과 김복동 수석부총재, 박철언 부총재, 박종근 박구일 의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긍극적으로 내각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내각제 중심론자들과 다를 바 없으나, 내각제의 구체적인 실현방법으로 야권후보 단일화를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각제중심론 자들과 다르다. 집권만 할 수 있다면 대선후보로 DJ(김대중)건 JP(김종필 )건 누가 나서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중국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과 같은 실용주의노선에 비교된다.
내각제중심론자들은 야권후보 단일화도 좋지만 긍극적으로 내각제를 실현 하는 데는 김종필 총재의 단독출마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TK의 정서상 DJ로의 단일화를 수용할 수 없으니 김종필 총재로 단일화를 추진 하되 안 되는 경우 단독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무 원내총무와 안 택수 대변인, 이의익 김종학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TK집권참여 우선” 의견일치
최근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충청세력에 대한 공세는 TK 내의 단일화우선 론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단일화우선론자의 중심에는 박철언 부총재가 있 다. 박 부총재는 “야당의 두김 총재가 6월 말까지는 단일화의 원칙과 시 한, 절차에 대한 합의만이라도 명시해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 보단일화에 다소 소극적인 JP를 압박하고 있다. 박 부총재는 지난 4월 말 김 총재로부터 “DJ로는 대선에서 승리가 어려우니 나로 단일화되도록 박 부총재가 노력해 달라”는 얘기를 듣고 JP의 단일화 의지에 강한 의심을 갖게 됐다고 박 부총재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양김 동시출마 로는 절대로 정권교체가 안된다”며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한 김씨 를 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탈당도 배제하지 않겠 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단일화우선론자든 내각제중심론자든 TK의원들은 앞으로 행보와 관련 해 자민련과 JP에 대한 애착보다는 TK의 집권참여를 우선 해야한다는 점 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포항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태준 전 포철회장 의 거취도 TK세력들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구출신 의 한 의원은 “아직 행동통일여부에 대해 속단할 수는 없으나 대구·경 북출신 자민련 의원들 대부분이 정치적 거취와 관련해 고심하고 있는 것 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선택의 가능성 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