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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1997년06월05일 제 1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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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홍하 서남대 총장이 자신이 설립한 4개 대학과 3개 고교의 등록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고 있다.)
올 들어 남원 서남대 총장이 구속되고 동서대 총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 는 등 사립대학의 비리 사건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학교공금을 횡 령해 개인재산을 부풀리는 등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 간다.
고교 강의실 빌려 써야 하는 대학생들
지난 5월14일 이홍하 총장이 검찰에 구속된 서남대 재단비리는 우리나라 사립대학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씨는 지난 79년 광주 옥천여상을 세 운 뒤 80년대 말 대광여고와 광남고를 설립하고 이어 서남대(1991), 광주 예술대(1993), 광양전문대(1994), 한라산업대(1995)를 잇따라 개교했다. 이씨는 이어 지난 95년 광주 남광병원, 지난해는 녹십자병원을 인수해 교 육·병원재벌로 급부상했다.
이씨는 지난 95년 10월 이들 학교의 수업료와 국고보조금 등 4억2천만원 을 빼돌려 남광병원을 인수하는 데 쓰는 등 올해 4월까지 모두 4백2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학생들이 낸 학비와 나라 세금이 교육시 설 확충 등에 쓰이는 대신 ‘육영사업가’의 개인 금고를 채우는 데 들어 간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예술대 학생들은 인근 남광고의 강의실을 빌려 쓰고 서남대생들은 언제 들어설지 모르는 의대부속병원터를 바라보며 허 탈해 하고 있다.
사학비리의 또다른 전형인 족벌경영체제도 예외는 아니다. 이씨는 불구속 입건된 자신의 부인을 한라산업대 총장으로 세우는 등 동생·매제·조카 와 산하 고교 교사들을 총장·이사장·이사들로 내세웠다. 교육부는 지난 2월 광주예술대 교수들의 진정으로 감사를 벌인 뒤에도 이런 비리를 파헤 치지 못하고 운영상 문제만 적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공금 횡령으로 지난 4월 19일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불구속 기소된 동서대 장성만 총장(전 국회부의장)의 비리도 또다른 전형 가운데 하나다 . 장씨는 지난 70년 모 선교재단의 자금지원을 받아 학교법인 동서학원을 설립한 뒤 다음해 3월 부산실업전문학교(현 경남전문대), 92년 3월에는 동서공대(현 동서대)를 개교해 95년 2월까지 재단 이사장을 맡아오다 지 난 95년 3월 동서대 총장에 취임했다. 장씨는 자신의 6촌동생인 재단 사 무국장과 짜고 △실습기자재 구입비와 건물공사비 과다계상 △건설업체로 부터 리베이트 수수 △교수들의 외부용역비 및 대학 운영비 횡령 등의 방 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교수들이 기업체로부터 받은 외부 용역비 2억3천만원을 교수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비자금으로 빼돌리는가 하면 지난해 3월에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마련된 학교운영자 금 8억6천만원까지 비자금으로 사용했다. 장씨는 이렇게 조성한 60억원대 의 비자금 가운데 34억3천7백여만원만 재단에 전입시키고 나머지는 마치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했다. 장씨는 지난 95년 12월 장남 명의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89평짜리 아파트 구입을 위해 4억3천5백만원을 지출했고, 지난 94년에는 차남이 경영하는 출판사 운영비로 8억4천여만원을 지원했 으며 부인 명의의 골프회원권 구입(6천2백만원)과 생활비(5억2천9백만원) 등 무려 20억여원을 개인용도에 썼다.
그러나 이같은 비리에도 동서대는 최근 해마다 4백명씩 학생정원이 늘었 고 지난해는 정보화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해 사립대학에 대한 교육부 의 관리감독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대학설립 요건완화 틈을 노린다
이밖에 대전대 오응준 전 총장도 학교공금 32억원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덕성여대도 덕성학원 이사장 박원국씨가 94∼95년 법인세 환급금 9억3천 여만원을 학교회계로 돌리지 않고, 교직원 연금·의료보험 등 법인예산으 로 지원하도록 돼 있는 법정부담금으로 전용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결과 드러났다. 부패추방운동연합쪽은 이런 감사결과와 함께 “재단쪽이 법인 직원을 대학 직원으로 겸직발령해 대학예산 1억여원을 법인에서 횡령했다 ”며 지난 5월7일 박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학비리가 학교를 개인재산으로 생각하는 설립자의 잘 못된 의식과 교육당국의 무관심이 어우러져 일어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 특히 교육개혁조처에 따라 대학설립 요건이 완화되면서 많은 대학이 설 립인가를 신청하거나 인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런 교육자를 가장한 ‘사업 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창은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6월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