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한겨레21

우리 눈으로 우리를 보자

‘한국인은 누구인가? 바람직한 한국사회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그동안 우리 학계가 서구의 이론에만 의존해왔다는 학 계 안팎의 자성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장 학자들이 중심 이 돼 우리 사회에 대한 우리식의 문제제기와 대안을 모색하는 잡지가 창 간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5월 말께 첫호를 내놓을 계간 <전통과 현대>의 편집주간인 함재봉(39) 연 세대 정외과 교수는 “동서양 사상을 연구하는 여러 학자들이 학회와 스 터디그룹을 하면서 이런 문제의식을 느껴 이를 대중적 논의로 확산시키자 는 데 자연스레 의견이 모아졌다”며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창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좌우 대결이나 진보와 보수, 포스트모더니즘 논쟁도 결국 근대 서양사 상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서구이론만으로는 지연·학연·혈 연 등과 효 등 우리사회의 특수한 문제를 규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또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들이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이들 나라가 공 통점을 갖고 있는 유교에 대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 서 “우리도 이제는 한국의 특수성에 기반을 두고 세계적인 지평을 갖는 보편적 가치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창간호는 우리 사회의 윤리와 도덕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교를 현대사회의 맥락에서 점검하는 ‘유교와 21세 기 한국’을 특집으로 싣고 있다.

함 교수는 이와 함께 ‘대중적 지성지’를 지향하는 <전통과 현대>를 “ 글을 쓴 사람만 이해하는 고리타분한 학술잡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잡지로 만들 방침”이라면서 “모든 글을 딱딱한 논문식 이 아니라 칼럼식으로 쉽게 쓰도록 하고 복잡한 각주도 붙이지 않기로 했 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에는 우리의 고전을 공부한 동양학자들과 서양의 근대사상을 전공 한 소장 정치학·사회학자들, 그리고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모래시계 세 대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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