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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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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제의 만행이 미국인의 입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
정신대를 소개하는 한권의 책이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노라 옥자 캘러가 쓴 <Comfort Woman>은 출판되기도 전에 <타임>을 비롯한 미국의 유명 언론에 널리 소개되어 미국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평범한 미 국 직장인들의 입에서 “초-옹 쉬-인 대”라는 낯선 낱말이 오르내리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최근 재미교포들은 종종 이책을 읽은 미국인들 이 ‘정신대’나 ‘종군위안부’를 구분해달라는 질문을 해오는 통에 곤 혹스러워 하고 있다.
작가인 노라 옥자 캘러는 서울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 에서 태어났다. 하와이로 건너와 미국 시민이 된 그는 지난 93년 하와이 대학이 주최한 ‘인권토론회’에서 정신대 할머니의 증언을 듣게 되면서 정신대 문제를 소설로 만들 구상을 했다고 한다. 노라 옥자 캘러의 어머 니 자신이 정신대는 아니었지만, 이 소설은 어머니 태임씨의 증언을 바탕 으로 쓰여진 것이다.
어머니는 소설에서 주인공 ‘순효-아키코’로 되살아난다. 만주지역 일본 군 병영 ‘공중변소’에서 일왕의 명령으로 몸과 마음을 일본 병사들에게 다 뺏기고 숲속에 버려진 정신대가 바로 작가 자신의 어머니이자 우리들 의 어머니임을 작가는 암시하고 있다.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일본 식민지, 소련군정-미군정, 마침내 미국에서의 삶으로 이어 지는 어머니의 일생이 바로 평범한 ‘한반도 어머니들’의 삶이라고 느꼈 기 때문일까. 나아가 작가는, 일제의 만행이 충분히 알려지기까지는 ‘순 효-아키코’의 혼백이 구천을 떠돌면서 ‘한반도 딸들’의 목소리를 빌리 고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보스턴=윤성주 통신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