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엽서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한겨레21

한겨레21 157호를 말한다


재계의 신선한 선언을 믿고 싶다

커버스토리 “대선자금 그만 뜯어가라”는 재계의 주장이 신선하게 느껴 졌다. 지금까지 재계는 정치권과 공생관계를 맺어오며 우리 사회를 병들 게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물귀신이 되어 정치권을 흐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자금 지원은 보험료였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다음 정권과 밀착을 꾀하고 이권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실정에서 그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된다면 정치 권과 재계의 공멸을 불러오기는 물론이거니와 그 대가는 국민생활로 이어 질 것이다. ‘정치권의 다이어트’를 촉구한 전경련에게 박수를 보내며 진정으로 부패의 고리를 자르길 당부하고 싶다. 자신의 멍에를 걷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김덕호/ 전북 군산시 경암동 668-1 11/3


재벌기업,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국민의 희생과 눈물, 그리고 그것을 강요한 역대 정 권들의 따사로운 보살핌으로 전대미문의 문어발식 성장을 구가했다. 물론 재벌기업가들만 이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오로지 국가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한 자신들의 땀의 열매라고 강변하고 있다. 장기저리의 각종 불법대 출, 농정말살정책, 강압적인 노동정책같은 정부의 특혜 아닌 특혜로 재벌 들은 오늘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각종 정치권에 대한 불법비 자금사건 때도 뇌물을 건네준 재벌기업인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에 더욱 밀착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런 유아적인 재벌이 이번에는 대선자금 못내겠다고 다부지게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어느 누가 그것 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정말 그들 재벌이 정치권과의 사슬을 과감히 끊고 지금의 능력으로 전에 구가하던 그런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제발 그들의 결의가 공염불로 끝나지 않고 정치 인들에게 쏟아붓던 정성을 순수하게 기업발전에 투자하기를 간곡히 부탁 한다.

박정용/ 부산시 동래구 명륜1동 부국아파트 3-352·천리안 DRACHE


무성한 거짓말에 세상이 병든다

특집 ‘이 거짓말들아’를 재미있게 읽었다. 거짓말이라는 글자를 이리저 리 늘어놓은 것도 좋았고 여러 거짓말을 다루면서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정치인들의 비리, 부정부패 등의 사건들이 국민들 분 노케 하는 가운데 사회풍토를 적절히 표현한 것이다. 어른으로서 이 사회 , 이 나라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세살버릇 여 든까지 간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지만 현실은 그것 마저도 제대로 가르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모든 정치인들이 허구헌날 거짓말을 쏟아놓고 메스컴은 그런 거짓말을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으니 말 이다. 더이상 거짓말이 무성하지 않도록 사회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이정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2동 732-12 2/2


여전히 반공을 부추기는 통일교육

진단 “통일이 싫어요”를 읽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청소년 지도자라 는 직업을 가진 처지에서 청소년 모임 회원들에게 북녘동포돕기운동을 제 안했다가 무산됐던 가슴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한겨레21>의 진단 을 읽고 보수언론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에게 먼저 체계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하지 못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북한을 생각하면 무섭고 거지떼가 떠 오른다는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보니 어린시절 숱하게 열렸던 반공웅변 대회가 생각났다. 그때 15, 16년 전의 반공교육과 지금의 통일교육이 무 엇이 다른가. 말로만 통일을 외칠 뿐이지 서로를 보듬으려는 자세는 어디 에도 없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통일을 외면하는 현실을 누가 책임져야 하 는가.

김은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2동 640-7 YWCA


“교사는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통일교육을 실시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 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정부의 통일 마인드 부재와 통일정책의 지속성 결 여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대북관계가 지속적이며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기보다는 정권의 국면전환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헌법에 보 장된 표현과 사상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통일관련 수업을 하다보면 왜곡된 북한피治퓽� 현실을 바로 설명해야 되는데 국가보안법이 수업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보수언론 역시 통일교육 에 방해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에서는 연일 통일에 대한 두려움을 심 어주는 보도를 일삼고 있으며 신문 역시 전쟁위험설을 늘어놓기 일쑤다. 교육과정에 따라 반공이 통일로 바뀐 뒤로도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반 공 이데올로기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웅변대회에는 어김없이 반공이 주제로 등장한다. 교사의 통일의식에 일대 변화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 은 정권의 통일의지에 달린 문제다. 정부가 수업권을 억압하는 각종 악법 을 철폐하고 통일의 열망을 보였을 때 동심에 통일이 심어질 수 있을 것 이다.

이강두/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581 고잔초등학교


북녘을 그리워하는 슈퍼옥수수

포커스 ‘일장춘몽 슈퍼옥수수 북한나들이’는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기사였다. 동포가 굶주려 죽어가는 가운데 이를 돕겠다는 걸 막는 처사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먹어야 사는 일차원적 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반쪽의 고통을 감수하지는 못할망정 피상적인 이데올로기로 인도주의를 가로막는 것은 민족의 불행이다. 우리는 언제까 지 정부 주도의 일처리를 지켜보는 관객이 되어야 할까. 어쩌면 김 교수 의 방북 실패는 예견된 결과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민간주도의 대북교섭 은 이런저런 잣대로 가로막히는 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모금을 하는 것 도 아니고 옥수수끼니도 해결하지 못하는 동포를 위해 학문적인 도움을 주려는 선의를 방해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슈퍼옥수수가 북녘의 햇살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남한의 동포애를 느낀다면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 이다.

이지숙/ 경남 통영시 북신동 36-5 영광서점


버스사고도 참교육 막을 수 없다

라이프 ‘참교육, 다시 일어서리’라는 기사는 아픔보다 비애가 앞선다. 그들은 그렇게 그 자리에서 고통과 절망 속에서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참교육, 참스승,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가. 그들은 왜 그렇게 죽어야 했고 , 다리를 잘라야 했으며, 목발없이 일어서지도 못하는가. 팔이 잘린 유치 원 교사는 정말 아이들 앞에 서서 율동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 까. 황금섭 교사는 또 어떤가. 사고가 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그토 록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깃발을 올린 전교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속상 하지만 그런 사고가 있어도 전혀 변화가 없는 이 시대가 안타까울 뿐이다 . 사실 전교조 문제는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의 문제가 아닌 가. 아직은 전교조가 인정돼서는 안 된다는 상황론은 얼마나 허무맹랑한 가. 그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원하고 참교육에 대한 갈망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장의 교사들이 이를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 다. 사고의 아픔을 견디고 기필코 교단에 다시 서길 기원한다.

김남철/ 전남 여수시 둔덕동 주공아파트 6-501


참교육 짓밟고 반공 부르는 교육

우리나라의 교육엔 정녕 미래가 없는 것인가. 교육개혁을 그토록 외치는 현실에서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교육이다. 초등학생들이 통일이 싫다고 말하고, 버스사고 교사에게 성금을 보냈다고 징계를 당하는 현실이 서글 프기만 하다. 통일을 거부하는 세대에게 미래를 보장받을 수는 없는 일이 다. 민족의 하나됨을 두려워하는 세대가 세계화 시대를 선도하기는 역부 족일 것이다. 참교육을 거부하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이런 현실을 불렀다 고 생각한다. 민족의 불행을 외면한 교육에서 참인간이 나올 리 만무하다 . 참교육을 짓밟더니 아이들과 민족의 장래마저 암울하게 만드는 교육정 책이다. 진주지역 버스사고 교사들의 쾌유를 빌며 하루라도 빨리 교단에 서 참교육의 씨앗을 뿌리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무용/ 서울시 관악구 신림8동 567-20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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