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한겨레21

‘홍구야’‘회창아’부르더니…우정도 정치판에선 얼어붙나

정치에는 역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가.

경기중·고 동기동창으로 오랜 친구 사이인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이홍 구 고문은 요즈음 서로 같이 있는 것조차 불편한 어색한 관계로 변해 관 심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은 평소 서로 `‘홍구야’ ‘`회창아’라고 이름 을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지만,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이 벌이 되면서 정치적 대립 관계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는 특히 감정적인 대립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5월16일 이 고문 이 이 대표에게 ‘대선 예비주자 회담’ 개최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반 이회창 연대’의 전면에 나선 것은 하나의 드러난 실례. 또 이 대표의 전 당대회 전 대표직 사퇴를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하는 이 고문에게 40년 친 구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대표 역시 이 고문을 대하는 태도가 공식적이고 딱딱하다.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정치권에 입문한 이 후부터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 고문은 자신이 대표로 있었을 당시 이 대표가 노동법 사태 등에서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흔들었다고 생각하고, 이 대표 역시 그 나름대로 이 고문이 자신에게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서 운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등 정치판에서 적으로 바뀐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이 대 표와 이 고문도 이런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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