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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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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종철 기자
이회창 대표를 5월 17일 오후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그는 잇따른 약속으로 숨돌릴 틈조차 없어 보였다. `가능하면 짧게 끝내달라'고 기자에게 몇차례 애원(?)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2차 투표까지 가리라'는 일반의 예상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김 대통령과의 관 계에 대해서도 “아주 좋다”고 답변하는 등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막 인 터뷰를 시작하려는 순간 김현철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됐다 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철씨의 구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본인에게는 개인적으로 불행이겠지요. 앞으로 이런 류의 일이 다시는 일 어나지 말아야합니다.
-대표 취임때 현철씨 처리 문제에 대해 `법대로 순리대로 처리될 것'이라 고 밝힌 바 있는데요.
=수사의 과정에서도 그렇거니와 앞으로의 재판과정에서 진실대로 밝혀지 리라 생각합니다.
-김 대통령과 현철씨 처리문제에 대해 협의했습니까.
=검찰이 처리할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없습니다.
-92년 대선자금이 계속 문제가 되는데, 새출발 의미에서라도 여당의 대선 자금을 공개할 의향은 없습니까.
=92년 대선자금 문제를 둔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선 자금 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전체 액 수를 아는 사람도 없고 자료도 없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여·야 모두가 9 2년 대선자금에 대해서 고백하는 심정으로 해명을 한 뒤 미래 지향적인 정치구조 해결의 디딤돌로 삼아야 합니다.
-`대선 잉여 자금이 사실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 데요.
=일부 언론에 내 뜻이 와전된 것 같습니다. 대선자금 잉여금은 현재 드러 난 것이 없습니다.
-정국이 5달째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여당 대표로서 극복 방안이 있 습니까.
=한보사태 이후 잇달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된 관계로 지금까지 국정 의 중심이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보 사태 등 제반문제들이 이번 주를 계기로 매듭단계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이제 정치권은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정치 제도 개혁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우리 당은 경제 불 황 타개 등 민생문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야당에서는 김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 내각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일이 있어도 헌정 중단이나 국정의 파행적 운영은 막아야 합니다. 야당이 김 대통령의 탈당이나 거국 내각 구성 등을 거론하는 것은 현재의 정치적 불안정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위한 정략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 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입니다.
-신한국당 전당대회 시기는 언제쯤이 적당하다고 봅니까.
=당헌당규 개정위에서 각 후보자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서 결정할 것입니 다. 다만 야당이 5, 6월에 여는데 여당이 너무 늦게 열면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고 집권당의 국정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봅니다.
-다른 일부 다른 대선주자들은 경선의 공정성을 위해 전당대회전에 대표 직을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시한부 대표는 당의 안정에 바람직하 지 않고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 다. 당 총재이신 김 대통령의 확고한 지적이 이미 있었지만 대표직 사퇴 는 당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앞으로 구 성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선 과정 전체를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 서 공정성 확보를 이유로 대표직 사퇴를 요구한다는 것은 합당하지 못한 일입니다.
-추대위는 언제 구성할 예정입니까.
=제가 가만히 있어도 대표 프리미엄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야단들인데 그 런 것을 만들면 더 야단날 것 같아 가만이 있어요(웃음).
-언제까지 가만히 있을 겁니까.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는 시점까지가 되겠지요.
-상당히 자신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대세를 잡았다고 봅니까.
=그것은 나보다도 밖에 있는 기자가 더 정확히 볼 것 아닙니까.
-대선주자 5인 모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봅니까.
=모임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경선에 관해서는 당 공식기구인 당헌당규 개정위에서 금명간 논의과정을 거쳐 결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예비주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받게 되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 에서 대선주자중 전부도 아닌 몇분을 만나 의견 나누는 것이 당 공식기구 의 논의와 관계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인 모임이 결국 `반 이회창 정치 연합'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 는데요.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그분들이 경선에 관한 당의 방침이 궁금하기 때문에 모여서 의견을 나누자는 것이지 저에 대한 반대를 위해 뭉친 모임 이라고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민주계와는 관계가 껄끄러운 게 아니냐고 보는 관측이 일반적인데요.
=그 분들과 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고 보는 것은 너무 피상적인 관 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민주계 분들은 모두 넓게는 내가 이 정부에 참 여할 때부터 같이 일해온 사람들이며, 당에 들어올 때도 그분들과 마음을 같이해서 일하기로 했기 때문에 들어온 것입니다. 저는 당 운영 문제와 정국 타개 방안에 대해 늘 그분들에게 허심 탄회하게 협조를 구하고 있으 며, 그런 자세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민주계 모임인 정발협이 이 대표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그분들에게 물어보세요(웃음). 그러나 어느 계파든 반 이회창으로 나가 는 것은 당의 단합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 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봅니다.
-노력의 주체는 누굽니까.
=제가 노력할 겁니다.
-일반적인 전망은 전당대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것인데요.
=상황에 따라 충분한 당원의 지지를 받으면 거기까지 안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2차까지 투표가 갈 것이며, 따라서 2차에서 후보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생각이나 추측이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당 운영에 관해서 아무런 이견이 없이 좋습니다.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정부도 민간차원의 쌀 지원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 지 원 방식을 단일화하자는 것입니다. 정부의 방식에 따라 지원이 이뤄지도 록 하는 게 당의 방침입니다.
-정치자금은 어디에서 조달하고 있습니까.
=저의 개인 후원회를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비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조국의 선진화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국을 근대화시키고, 문민정 부는 민주화에 진전을 이뤘다면 다음 정권은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사 회의 전반적인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고 봅니다.
-5.18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라도 있습니까.
=원래 가기로 했다가 당무 관계로 인해 계획했던 날에 못갔을 뿐이며, 기 념주간 중에 가려고 합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