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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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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5월18일 모임을 갖고 경선규정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비주류 대선주자들. 당분간 `이 대표 견제'를 위해 공동보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 경선구도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경선전이 9명의 주자가 각자 다투던 각개약진형 전쟁에서 ‘이회창 대표 대 `반이회창’진영간의 싸움형태로 질적인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다. 또 경선의 주요한 키를 쥐고 있는 민주계가 자신들의 모임인 ‘정 발협’(정치발전협의회)에서 김덕룡 의원을 배제한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 이는 민주계 본류가 자파 대선주자인 김 의원 대신 영입파 주자 가운데 한명을 미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주류 5인, 정치적 동질성은 거의 없어
현재의 당내 세력분포를 냉정하게 볼 때 이 대표가 우세하다는 것은 대부 분 인정하고 있다. 당 대표에 취임하고 난 뒤 대중적인 지지도에서 박찬 종 고문에 근접하고 있음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당내 지 지도도 완만하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아직 완전한 대세를 잡았다고 보는 시각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언제든지 판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는 불안한 우세 양상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주류 주자 모임과 정발협 모임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갖게될 무게가 어떨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두 변수가 어떻게 결 합하고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선 판도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5월18일 있었던 이홍구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 이인제 지사 등 5명의 비주류 후보들의 모임은 이번 경선전을 관람하는 주요한 포인트를 제공해주고 있다. 후보 본인들이 모여 이 대표의 경선전 대표직 사퇴 문제와 경선 규정 개정 문제 등을 함께 논의했다는 자체가 이 대표 에 대한 집단 투쟁이 시작됐음을 뜻한다. 이들은 일단 이날 논의되고 합 의된 문제를 관철하기 위해 당분간 공동 보조를 계속할 것이 분명하다. 경선의 공정성 보장과 관련한 문제뿐만 아니라 현 시국 타개책 문제까지 이날 모임에서 거론한 것은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그의 대표직 사퇴를 압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비주류 5인 모임이 92년 민자당 전당대회때 나타났던 ‘민정계 중 진 6인회의’와 같은 강고한 정치연합체 수준으로 발전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관측이 많다. 비주류 5인 모임은 강자에 대항한다는 점에서는 과 거 ‘민정계 중진 6인회의’와 유사하지만, 정치적인 색깔 등에 있어 참 여 주자간에 동질성이 거의 없어 ‘하나의 길’을 걷기는 어려울 것이라 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청와대 출신의 한 의원은 “이 대표 독주에 대 한 불만 때문에 일시적으로 함께 뭉쳤지만, 막상 경선전에 들어가면 정치 적인 성격상 서로 연대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주류 주자 가운데 일부가 아예 비주류 모임 자체에 가담하지 않고 있는 것도 모임의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병렬 의원은 “대의원 들을 상대로 자기의 정치적 비전 등을 밝히고 표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왜 서로들 편을 갈라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러한 ‘네거티브 캠페인’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수성 고문도 아직 참여 하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비주류 모임이 비주류 후보들의 합종연횡을 매 개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 만 큼 이 대표와 반이대표 진영간의 감정 대립이 심해질 경우 비주류의 막판 연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쪽에선 “불안할 필요없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이념이나 철학보다는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대표를 반대해서 비주류 주자 들끼리 서로 자주 만나다 보면 정이 생기고 그러면 자연히 가까워지지 않 겠느냐”고 반문했다. 비주류 진영의 한 재선 의원도 “비주류 모임에서 단일후보를 내는 것은 현실성이 없지만 2차 결선 투표 때 2등 한 주자를 다른 주자가 밀어주자는 논의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이 대표쪽은 이에 대해 “경선 구도가 간단 명료해졌을 뿐 달라질 건 아 무 것도 없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비주류 모임이 계속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며 “대표로서의 직무 수행만 확실하게 하면 그만 ”이라고 말했다. 명분만 잃지 않을 경우 대세 장악이 가능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김종철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