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 |
1997년05월29일 제 159호
|
|---|
‘정태수 리스트’ 한파가 한풀 꺽여 다소 안정을 되찾아가던 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돌연한 ‘김현철 리스트’의 등장으로 또 다시 안절부절하 고 있다. 김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털어논 지난해 4월 총선때 신한국당 후보들에 대한 선거자금 지원 사실이 잔뜩 먹구름을 몰고온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총선 직전에 신한국당 후보 10여명에게 각각 5천만원 씩 지원하고 기업체로부터 받은 자금 중 25억원을 측근인 김원용 성균관 대 교수에게 총선여론조사비용으로 제공하는 등 모두 50억여원을 총선지 원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밝힌 규모가 그러하니 실제 규모 에 대한 관측은 당연히 이보다 클 수 밖에 없다.
김씨는 사실 공천과정에서 3~4차례 전구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후보자 선정에 개입했으며 이렇게 공천된 전략지역의 후보들에게는 자금까지 지 원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물증이 없었을 뿐이었다. 때문에 한보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사이에는 ‘김현철 장학생’을 둘러싸 고 청문회가 중단되는 등 파행 운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사실 신한국 당에서도 오래 전부터 김현철씨가 수도권과 부산·경남지역의 공천에 상 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김씨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신한국당 의원들의 명단공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회의 설훈 의원은 “우리당은 현철씨로부터 지원을 받은 초·재선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 등 열댓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지난 한보 청문회에서 김씨의 증인채택을 방해하고 김씨 증언의 방패역할을 한 데 이어 김씨의 위증죄 처벌을 반대한 사람들이 우선 `‘김현철 장학생’에 포함돼 있다. 또 의사 박경식씨도 청문회에서 김현철씨가 공천에 개입한 구체적인 사례 로 부산에서 출마한 신한국당 한이헌 의원과 서울지역에서 특정 야당인사 가 출마한 지역구 공천자의 이름을 거론했다. 경기도 지역에선 무소속으 로 당선된 뒤 신한국당으로 입당한 ㅇ의원도 김씨 인맥으로 분류된다. 서 울지역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청와대 비서관출신의 ㄱ, ㅇ씨 등도 대표적 인 김씨 인맥으로 꼽혔다. 이밖에 서울지역과 수도권에서 당선된 초선의 원중 일부 재야출신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적선 때문인지 지난해 총선 직전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공천을 받 은 후보들의 저녁자리에 김현철씨가 중간에 나타나 선전을 당부하기도 했 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지난해 총선기간중에 김씨 의 연락으로 한번 만난 적이 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한편 야당은 김현철 장학생의 명단 공개를 하나의 주요한 공격 목표로 정 하고 있어신한국당은 이래저래 뒤숭숭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