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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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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쿠르트의 기업체 입사 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취업준비생들.)
경기침체는 남녀평등의 ‘최대의 적’인가.
일본의 경기침체가 몇년간 계속되면서 지난 10년간 실시돼오던 ‘남녀고 용균등원칙’이 크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6년 시행돼 고용에서의 남녀평등을 실현하던 ‘남녀고용균등법’이 최근 기업으로부 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졸업을 앞둔 4학년들의 취업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도쿄 시 내의 이곳저곳에서는 면접용 정장으로 깔끔히 단장한 여대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오피스레이디(OL)로 불리는 여사원들은 지난 몇년간 주 가를 크게 올렸다. ‘남녀고용균등법’ 평등법이 이들을 남성들과 같은 ‘종합직’에 채용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의 사원들은 보통 ‘종합직’과‘일반직’으로 나뉘며 ‘일반직’은 관리직으로의 진출이 사실상 봉쇄돼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녀고용균등법’이 실시된 지 만 1 0년이 되는 지금, 여성들의 관리직 비율은 겨우 0.9%에 불과한 것으로 드 러났다. 그 만큼 법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사회의 벽이 두텁다는 증거다. 그런데 올해 들어선 불황을 핑계로 그나마 존재했던 여성 종합직 채용마 저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그 이유로 “여성은 결혼이나 출 산을 이유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투자하기에 아깝다”는 것을 꼽고 있 다. 하지만 여성계는 이런 결과가 회사 내 남녀 차별을 반영한 것일 뿐 남녀간의 능력이나 책임감 차이에서 온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어쨌든 일본 여성들은 이제 사회적 편견과 함께 경기침체라는 또다른 적 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구영구 통신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