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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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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진정한 땅주인은 누구일 까? 2백년 전 이곳에 와 이 땅을 개발한 백인일까, 아니면 수십만년 동안 땅을 영혼의 일부로 알고 살아온 원주민일까? 몇십년간 오스트레일리아 ‘최대’ 갈등요소로 불리는 백인-원주민간 땅 분쟁이 지난 4월25일 총리 의 ‘중재안’이 나왔음에도 뜨거움을 더해가고 있다.
이날 하워드 총리가 내논 총 10개항의 절충안은 우선 백인 목축업자와 광 산업자의 생업활동에 ‘필수불가결한 토지’ 등에 대해서는 원주민 토지 권이 소멸됐음을 명시했다. 절충안은 그러나 ‘필수불가결한 토지’의 범 주를 구체적으로 한정함으로써 역으로 원주민의 토지권 청구를 가능케 했 다.
이 절충안은 지난해 말 최고법원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처 성격을 띠고 있 다. 당시 최고법원은 “국가로부터 빌린 토지에 대해서도 원주민 토지소 유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는 그간 토지에 대한 원주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획기적인 판결로 기대를 모았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은 백인정착 이후 토지를 포함한 제반 권 리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돼왔다. 그러다 지난 몇십년간의 ‘원주민 권리투 쟁’을 통해 이런 판결을 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역으로 기존의 백인 목축업자나 광산업자들에게는 청천 벽력과도 같은 결정이었다. 현재의 경제활동 근거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 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판결의 적용을 놓고 지난 몇 개월 동안 이해당사 자들이 마라톤 논쟁을 벌였으나 첨예한 입장차이만 드러냈을 뿐이었다. 논쟁 끝에 하워드 총리의 절충안이 나왔지만 이것이 백인-원주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 진영 모두 반쪽의 승리가 아니라 반쪽 의 패배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원주민쪽에서는 “총리의 절충안이 입법화할 경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흑인인종차별을 이슈화해 흑인국가의 대대적인 불참을 유도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일부에서 양원해산과 국민투표까지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2백여년 전 시작된 이 문제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귀추가 주목되 고 있다.
시드니=정동철 통신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