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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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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강변에 자리잡은 두물 머리농장은 동이 트기전인 새벽 5시면 부산해진다. 1천2백여평의 비닐하 우스에서 자란 딸기를 한창 수확할 때이기 때문이다. 농장주인 정상묵(52 )씨 부부와 정씨의 동생 부부가 새벽 한기를 머금은 싱싱한 딸기를 따면 두 부부의 네 아이들이 포장과 옮기기를 돕는다. 아침을 먹고 다시 밀밭 을 메고, 당근·상추밭을 갈고, 모내기 준비를 하다보면 어느덧 하루가 다 간다.
이곳에서 20년째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정씨는 1만2천여평의 농장에서 밀 과 벼 딸기 파 오이 마늘 등 채소류를 가꾸고 있다. “유기농이란 생태계 의 순환원리에 순응하는 농법을 말합니다. 인체에 해로운 농약이나 제초 제 대신 축분이나 쌀겨, 깻묵, 톱밥 등을 사용하는 것이죠.”
정씨는 팔당상수원 유기농업운동본부장을 맡아 유기농업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95년12월 양평군과 남양주시, 광주군 등 상수원보호구역 내 농민들의 자생적 단체인 이 모임에는 정회원 50여명을 비롯해 약 1백여명 의 농민들이 가입해있다. 정씨는 전국적인 유기농단체인 정농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운동본부의 회원들도 대부분 정농회원들이다. 정씨의 셋째 동 생도 같이 농사를 짓다 10년 전부터 정농회 유통센터에서 유기농산물 판 매를 하고 있으며, 막내 동생도 우리밀로 빵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4 형제가 모두 유기농산물 재배와 가공 및 판매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농사일만도 바쁜 정씨는 몇년 전부터 경실련 환경개발센터 이사와 환경운 동연합 지도위원,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이사 등을 맡아 환경운동에도 뛰어 들었다. “유기농업은 바로 환경운동과 직결됩니다. 무분별한 농약과 화 학비료사용은 자연을 파괴할 뿐 아니라, 사람도 살지 못하게 합니다.” 정씨의 농장은 이제 유기농업에 관심있는 농민과 농촌 목회자, 도시소비 자의 견학코스가 됐다. 풀무학교나 농업전문학교 학생들도 실습을 하러 이곳을 찾는다. 일본의 유기농단체와 미국, 독일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 다. 정씨는 “유기농업이 확산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서 소비자단체나 언론에서 유해잔류성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만 들어 유기농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창은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