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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만세 |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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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선 대한노인병학회 회장
대장암은 본래 서양인들이 많이 걸리고 동양인들에게는 드문 암이었으나, 근자에 식생활패턴의 서구화로 동양인에게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최근 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증가하여 다섯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되 었다.
대장암에 걸리면 혈변과 복통이 생기고 배변습관이 변한다. 혈변은 눈으 로 보아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검사를 해야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데, 출혈 때문에 빈혈이 생기면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복통은 암이 있는 부위가 꼭 아픈 것은 아니고, 통증의 정도에도 개인차가 있다. 배변 습관의 변화는 대변이 가늘어지는 경우와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암이 많이 진행되어 덩어리가 커지면 복부에서 혹으로 만져지기 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증상은 혹을 제외하고는 대장암에서만 발생하는 특징적 인 증상이 아니다. 치질 및 과민성 대장 등 다른 장질환에서도 흔히 나타 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대장암 조기진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인물의 개념이 임상에 도입 됐다. 대장암의 위험인물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한달 이상 지속되는 사람, 둘째는 대장암의 95% 이상은 40세 이후에 발생 하기 때문에, 40세 이후의 사람 가운데 빈혈이 있거나, 혈변이 나오거나, 대변의 잠혈반응이 양성인 사람, 셋째는 용종이라 부르는 작은 버섯 같은 혹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용종은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름이 1cm 미만의 용종의 암발생률은 1% 미만이 지만, 1~2cm의 용종은 10%, 2cm 이상의 용종은 35%에서 암이 발생한다. 일부 의사들은 가족 가운데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위험인물에 포함시키기 도 한다.
대장암은 식생활패턴의 서구화, 즉 섬유질 섭취의 감소 및 지방질 섭취의 증가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의학적으로도 대장암과 섬유 질과의 관계는 충분히 입증된다. 섬유질을 적게 먹으면 대장암이 많이 발 생하고, 섬유질을 많이 먹으면 대장암이 적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섬 유질이 대변의 통과시간을 단축시켜 대변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발암물질 이 장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섬유질은 발암물질을 흡 착시키고, 장내에 발암성 담즙산인 데옥시클린산의 생산을 감소시켜, 결 과적으로 대장점막이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다. 반대로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으면 담즙산의 분비가 촉진되어 데옥시콜린산의 생 성이 많아져 대장암이 잘 생긴다.
대장암 치료의 대원칙은 수술로 모든 암조직을 제거하고, 수술결과에 따 라 항암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한 암에 대하여는 항암제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치료 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예방을 위해 모든 용종 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며, 섬유질을 많이 먹고 지방을 적게 섭취해야 한 다. 또 비타민C와 E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