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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5월15일 제 157호 한겨레21

사고교사 돕기 모금도 불법 매도

교사들이 사고를 당한 뒤, 전교조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모금 운동이 펼쳐졌다. 사고버스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망자와 부 상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은 모두 1억2천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3월 말까지 대략 12억6천만원의 성금이 걷혔다. 모금에 참여한 교사 는 1만5천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교사들의 이런 동료애도 일부 지역에선 징계의 대상이 됐다. 충주 교육청은 최근 현직 교사로 전교조 충북지부장에 출마한 주덕중학교 오황 균(41) 교사에 대한 징계상신을 도교육청에 올렸다. 충주교육청이 지난 4 월16일 오후 주덕중학교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 나열된 징계사유 가운데 두번째가 ‘전교조 경남지부 버스사고 성금모금’이다. 전교조가 불법단 체인 만큼, 전교조에서 벌이는 모금운동에 참여한 것도 불법이라는 것이 징계의 논리였다.

오 교사로서는 기가막혔다. 동료들의 불행을 덜어주려는 마음으로 1백만 원의 성금을 낸 게 그토록 잘못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 소식 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동고동락하며 서로 안면이 있던 교사들인데요. 전교조에서 모금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제가 개인적으로 도와줬어야 될 분 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지난 2월 노동법 공동수업에 대한 감찰 을 벌이면서 오 교사의 성금 부문을 문제 삼았고, 급기야 징계사유로까지 걸었다.

오 교사는 그런 교육청의 고지식함에 분노보다 비애를 느낀다. “손수레 를 끌고 언덕을 오르는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일도, 전교조 교사가 하면 불법인가요. 너무나 많은 것에, 그리고 너무나 작은 것에까지 합법과 비 합법의 잣대를 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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