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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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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쭉 늘어난다. 피노키오처럼 명백한 증거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표정이나 목소리, 몸짓 으로 숨겨진 진실의 일부를 드러낸다. 아무리 능숙한 거짓말쟁이라도 머 리 끝부터 발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지도 모를 변화를 모두 다스 리기란 불가능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우선 목소리의 톤이 달라진다. 대체로 거짓말을 하 면 흥분하거나 죄책감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아지거 나 낮아진다. 말하는 속도도 빨라지거나 느려진다. 또 대답을 하면서 한 두번씩 우물쭈물하거나 중간중간에 말허리가 끊긴다. 필요 이상으로 대답 을 장황하게 하기도 한다.
화법상의 실수도 생긴다. “에~”라는 말을 자주 쓰거나 “내가 생각하기 에…”와 같은 필요없는 말을 되풀이해 사용한다. 물론 전체적인 속임수 에 대한 시나리오를 미리 짜놓으면, 말이나 목소리를 매끈하게 이어갈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세밀한 사항까지 거짓말을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 설혹 그렇게 준비했다 할지라도 발각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줄거 리를 잊어버리거나 말을 더듬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마련이다.
목소리와 말 다음으로 얼굴 표정에 변화가 생긴다. 얼굴은 목소리와 더불 어 사람의 감정이 가장 잘 표현되는 곳이다.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빨개지 고 땀을 흘리며, 입술을 빨거나 입을 꽉 다물고,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거나, 눈을 깜빡이는 것 따위다. 그러나 심리학자 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표정들은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취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마 중앙 부분이 약간 찡그린 모양이 되거 나, 입술이 좁아지는 것은, 근육을 의식적으로 움직여 지을 수 없기 때문 에, 거짓말을 하는 표정일 공산이 크다.
몸짓은 가장 정직한 거짓말의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의 탄로에 대한 불안이나 초조감으로 안절부절하면서 쉼없이 움직 인다. 손을 꽉 움켜쥐거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거나, 매무새를 다듬거나 , 책상 밑에서 발장단을 맞추는 것 따위가 일반적인 몸짓이다. 코나 귀를 후비거나, 머리카락을 비비 꼬거나 펴는 것 따위는 좀 심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몸짓은 의식적으로 노력만 하면 쉽게 감출 수 있는 데다 개인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몸짓만 보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는 없다. 매무새를 다듬거나 코를 후비는 것 따위가 그저 버릇일 수도 있 기 때문이다.
이용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