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1997년04월17일 제 153호 한겨레21

코리안 신화는 멈추지 않는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실망하진 않는다. 오히려 첫 경기에서 패배를 경험 한 게 다행이다. 앞으로 승리의 기회는 많다.”

올해 LA 다저스의 선발투수진에 합류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의 아픔을 맛봤다. 피츠버그 폭스와의 경기에서 7개 의 안타를 내주며 3실점한 것이다. “초반에 너무 긴장해 제실력을 발휘 하지 못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나아질 것이다.”

박찬호가 첫 경기에서 던진 공은 6이닝 동안 모두 90개였다. 선발투수로 선 적당한 투구수였다. 스트라이크가 60개였고, 볼이 30개였다. 그러나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3개를 잡았다. 투구내용만 보면 썩 나쁜 성적은 아니다. 제구력도 비교적 안정됐고, 공의 스피드도 괜찮았다 .

박찬호는 1회에 피츠버그의 선두타자 토니 위맥에게 볼카운트 2-2에서 좌 전안타를 맞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어, 2번타자 저메인 알렌스위스 에게 직구를 던졌다가 왼쪽 담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허용했다. 홈런을 맞은 박찬호는 연거푸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꿋꿋하게 투구 를 마무리했다.

박찬호는 타자로서는 제몫 이상을 했다. 3회 말 1사 뒤 타석에 나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팀의 활로를 뚫었다. 주자로서도 훌륭했다. 그는 후속 타자 버레트 버틀러의 짧은 중전안타를 발판삼아 3루까지 내달렸고, 끝내 홈까지 밟았다. 이날 다저스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그는 당분간 불펜신세를 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30일쯤 애틀랜타와의 시합에 설 공산이 크다. 그는 그날의 승리를 위해 다시 공을 움켜쥔다. “강팀과 대결한다니 의욕이 솟는다. 강속구로 정면승부하겠다.”

정남구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4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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