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997년04월17일 제 153호 한겨레21

DJ, “대통령부터 시켜줘!”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요즘 당안팎으로 헤쳐나가야할 산적한 현안들로 고민이 많다.

당내에서는 비주류의 공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외부적으로는 김영삼 대통 령이 휘청거리고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내각제 문제로 `‘까탈’을 부리 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정치적 현안들은 모두 김 총재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들이다. 오는 12월 대선 승리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김 총재의 계획을 일순간 에 무산시킬 수도 있는 장애물들이기도 하다.

김 총재가 지난 4월1일 청와대 여야대표 경제회담을 제의한 것은 난국돌 파의 첫 수순이었다. 김 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김 총재가 3김회담을 제 의한 것은 당 안팎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김 대통령을 살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해 청와대회담을 먼저 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를 망친 김 대통령의 무능과 경제회생 을 위해 고민하는 김 총재의 고뇌를 부각시킴으로써 3김 차별도 노린 것 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중병에 시달리고 있는 김 대통령을 일단 살려놓은 뒤 나머지 문제 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김 대통령의 조기하야 등 헌정 중단사태는 `‘3김공동책임론’을 제기할 우려가 있어 극력 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영수회담은 김 대통령이 기력을 회복할 시간을 줬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작이라고 국민회의는 평가하고 있다. 청와대 경제회담 이후 당내의 골칫거리였던 비주류의 국민경선제 요구도 당무회의를 통해 부결시켰다. 3김회담의 여세를 몰아 당내 도전세력 또한 무력화시켰으니 그런 평가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대선고지에 이르는 마지막 난관인 자민련과의 공조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자민련과 신한국당 일부의 내각제 공조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조를 통해 김대중 총재를 야권단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것이 국민회의 주류의 기본 선거전략이다. 김 총재의 정치 적 행보도 이런 전략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청와대회담 이후 자민련과 신한국당 일부의 내각제 공조 가능성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이로 인해 국민회의와 자민련 사이의 공조에 냉랭한 기운이 돌고 있으나 어쩔 수 없 는 부분이다. 김 총재는 5월 전당대회에서 국민회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다음 자민련과 내각제를 고리로 한 야권대선단일후보 협상을 본격화한다 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자민련에 내각제로의 당헌개정을 약속하는 대신 야 권단일후보를 내놓으라는 최후통첩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4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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