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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
1997년04월03일 제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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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경실련의 살림을 맡은 신영철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3월20일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간에 만났다. 사태를 수습하고 더 역량있는 사람이 경실련을 이끌도록 하는 ‘중간 구원투수’ 구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이번 파동으로 경실련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다.
=국민에게 대단히 죄송스럽다.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뼈아픈 반성의 계기로 삼겠다. 특히 여러 차례 말을 바꿔 우리 실무자들조차 신 뢰할 수 없게 만든 점을 머리 숙여 사죄한다.
-테이프 공개를 둘러싸고 정부와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같은 조직원으로서 우리도 신뢰해야겠지만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사태를 설명할 수 없다. 국민이 의혹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이번 파동이 비대한 조직과 의사소통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경실련을 새롭게 추스르면서 정리가 필요하지만 꼭 조직의 비대화가 사 건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시민운동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잊은 것이다. 마땅히 실무자들과 상의해야 할 사안 이었는데 혼자 판단하고 결정한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감당하기 어렵 건 아니건, 보안이 필요하다면 보안을 유지하는 선에서 의논했어야 했다. 앞으로 함께 의논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작동되도록 개선하겠다.
-대안은 있는가.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중앙사무국을 감량할 것 이다. 총체적으로 흐트러진 자세도 가다듬겠다.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주 머니 털어가며 운동하던 창립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가겠다. 자원활동가와 회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일도 찾겠다. 또 지역조직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방법도 모색할 것이다. 일처리가 느리겠지만 그런 민주적인 절 차만이 경실련을 살릴 수 있다.
-백화점식 운동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경제 정의를 실현하는 운동에 모일 사람도 있고 다른 사안으로 모일 사 람도 많다. 여러 가지 일을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고 전문성이 떨어진다 는 비판에 반드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재 모습이 가장 효율적이 라고 말할 수도 없다. 역량은 형편없이 작지만 실제 요구되는 것은 많다. 또 역량이 모자란다고 생활과 밀접한 사안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다. 현 실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투쟁없이 민중운동의 성과물을 가로챈다는 비판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들에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동안 경실련은 많은 전문가가 참여해 여러 사안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준비해 적절한 때 자기 의견으로 발표하면서 구실을 강화해 왔다. 설사 경실련이 그 정도 구실밖에 못했다 하더라도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그것만이라도 열심히 해주는 것은 욕먹 을 일이 아니다.
신승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04월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