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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02월20일 제 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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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민주노총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명동성당에서 총파업을 이끈 민주노총 지도부의 철야농성.)
민주노총 안에 강경파와 온건파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또 있다면 어느 정 도의 견해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
일부 언론은 파업기간중 권영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와 단병호 금속연맹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항상 대립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또 명동성당에 공권력이 투입돼 지도부가 연행되면 2선지도부는 단 위원 장을 중심으로 강경한 2선지도부를 세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터무니없는 소설쓰기”라고 잘라말한다 . “민주노총 안에는 다수의 흐름을 대변하는 주류와 소수의 입장을 나타 내는 비주류의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 견해를 완전히 달리 해 조직적인 대립을 보이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게 한 간부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주류는 민주노총 전체 조직의 2/3이상 을 의견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이 분류도 사안에 따라 달 라질 수 있는 것이라 정확한 구분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실 운동의 방향을 둘러싸고 생기는 논란과 토론과 이견은 어느 조직에 나 생길 수 있는 문제다. 민주노총도 이번 파업과정을 통해 몇번의 불협 화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노총의 일부 조직들에서는 지난해 12 월13일 경고파업 문제, 전면파업에서 수요파업 토요집회로의 전환 문제, 수요파업 유보 등을 결정한 지도부의 자세를 비판했다. 상대적으로 강한 투쟁을 요구했던 이들은 파업이라는 투쟁의 끈을 노동자들이 잡고 있어야 반격의 기회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12월 경고파업을 결정하지 않는 민주노총 지도부에 항의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 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비주류쪽의 투쟁 요구는 그들 자신이 파업과정에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지 못한 탓에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한 간부는 “경고파업 을 주장했던 조직들은 실제 파업을 잘 하지 못했다. 또 언론의 2선지도부 보도는 23일 동안 무노동무임금을 무릅쓰고 파업한 현총련과 자동차연맹 의 조합원들이 들으면 웃을 소리”라고 말해 비주류쪽의 주장이 현실가능 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사실 민주노총 건설과정,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참여과정, 파업과정 에서 약간의 견해 차이를 이미 보여왔다. 그러나 현재는 “노개위 참여로 조합원들이 노동법 개정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껴야 한다”는 주류의 주장 이 결국 옳았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쪽의 주장은 설 득력을 크게 얻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2월투쟁의 방향을 논의하면서 이들은 다시 ‘선 무효화, 후 협상 ’을 주장하는 쪽과 ‘노동계 단일안에 따른 재개정 참여’를 주장하는 쪽으로 나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