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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안영노씨 |
1997년02월20일 제 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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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일을 뒤늦게 펼치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늦깍이들이다. 안영노(31)씨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사람이다. 그는 학부 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크리스천아카데미라는 시민단체에선 각종 포럼과 심포지엄을 조직하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짬짬이 신촌에 있 는 ‘빵’이란 카페를 중심으로 퍼포먼스와 설치미술, 밴드공연 등을 기 획해왔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펑크록 밴드의 보컬리스트로 나섰다.
“기획자로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구요. 무엇보다 직접 놀아보고 싶었습 니다.”
‘허벅지 밴드’라고 명명한 그의 밴드는 지난해 10월 결성됐다. 첫 공연 이 꽤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카페 ‘클리프행어’에서 가진 공연에서 그 의 밴드는 <예쁜척 베이비> <뜯어먹어, 날> <연애편지-사드후작에게> 등 여섯 곡을 선보였다. 보름 남짓 공을 들여 만든 곡들이었다. ‘허벅지 밴 드’는 요즘도 신촌과 대학로의 카페를 돌며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 다.
그가 밴드를 결성하게 된 것은 84학번인 그의 나이와도 관계가 있다. 그 는 대학에 다니면서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 젖어들었다고 한다. “사회 운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나 할까요. 모두들 조금씩은 그랬죠. 개인적 으론 밴드는커녕 문화에 대한 관심조차 갖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그 시절을 지나고, 90년대 중반의 세대들과 함께 무대에 선 그는 세 대를 뛰어넘는 연대감을 느낀다. “밴드는 철저한 공동작업입니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개인주의가 강하다고들 하는데, 밴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 다. 일종의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죠. 아마추어리즘이 사람을 건강하고 인간적이게 만들기도 하고요.”
김규원 기자/ 한겨레 문화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02월20일